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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없는 교사 설땅 좁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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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없는 교사 설땅 좁아진다

입력
2000.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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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발전 종합방안 내년부터 시행현재까지는 교대 또는 사범대를 졸업했거나 교직과목을 이수해 교사자격증을 딴 사람이 아니면 아무리 실력과 열정이 있어도 법적으로 교단에 설 수 없다. 또 전공 실력이 형편없거나 성희롱이나 촌지요구, 심한 체벌로 학생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는 일부 교사도 어지간하면 그럭저럭 정년(62세)까지 버틸 수 있다. 이것이 우리교단의 현실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교육부가 발표한 「교직발전종합방안」이 2001년부터 시행되면 학교 현장은 획기적으로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하면 내년부터 고등학교에서 UCLA 영문과 출신 재미동포가 영어교사로 활약하는가 하면 실력과 품위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교사는 퇴출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 대비하는 교직발전종합방안 시안」이 나온 이후 교원단체, 시민단체, 학부모모임 등은 활발한 토론을 벌이고 있다. 9월까지 수차례 공청회와 전문가 토론을 거쳐 최종안을 확정, 시행토록 되어 있다.

시안의 주요 내용은 이렇다. 우선 전문직업인을 300시간 정도 연수시켜 교사자격증을 준다. 현직 교사의 경우 정례적으로 하는 연수때 실력과 품위 면에서 부적합 판정이 나면 자비로 재연수하도록 한 뒤 불합격하면 평가에서 불이익을 주어 퇴출을 유도한다. 또 우수교사 유치를 위해 교원임용고시에 합격한 사람이 5년간 학교에서 의무근무 하면 병역을 면제해준다. 학교운영위원회 안에 학부모가 교사의 촌지요구나 심한 체벌 등을 고발할 경우 이를 처리하는 「학교분쟁조정소위」를 둔다는 등 다양한 의견들이 표출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 최현섭(崔鉉燮·강원대 사회교육학부 교수) 운영위원장은 『지난해 5월 교육부가 1차로 내놓은 안보다는 진일보한 안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너무 교사 문제에 집착하다보니 학생과 학부모의 입장이 별로 반영되지 않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특히 『이 안이 성공하려면 공청회 몇번 거치고 정부가 결정·집행하는 방식이어서는 안된다』며 『적어도 교육문제만큼은 여와 야가 합의하고 국민이 합의해 정권이 바뀌어도 변함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교조 김동주(金東柱) 사무처장도 『전반적으로 교육부가 교단 개선을 위해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고 일단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김 처장은 『우수교사 유인 차원이라지만 사회정의를 말해야 할 교사에게 병역을 면제해주는 것이 바람직한가는 좀더 따져봐야 할 것』이라며 『특히 전문직업인을 교사로 특채하는 것은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소홀히 할 우려가 있고 교단에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며 반대했다. 그는 또 『교사 징계 강화도 학교측에 악용돼 교사들의 사기만 떨어뜨릴 소지가 크므로 이에 대한 방지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교조 이경희(李京喜) 대변인은 『교육부 시안은 교사간 경쟁체제 도입을 기초로 한 신자유주의 정책이어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교육부가 총선을 앞두고 교사들의 반발을 우려한 나머지 지나치게 당근 위주의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교직발전종합방안 10대 추진 과제

1. 교사자격증 제도 및 교사양성기관 개편

2. 병역면제 제도 도입

3. 교사 양성·연수기관 평가인증제 도입

4. 연수·연구실적 학점제 강화 및 유급(50%) 연수휴직제 도입

5. 교육전문박사학위(Ed.D) 도입

6. 연구·교수 중심의 수석교사제 도입

7. 유능한 교장 확보를 위한 교장 연임제 도입

8. 직급별 교사 업무 및 수업시간 정립

9. 2004년까지 교사 1만명 증원

10. 초과수업·학급담당·보직 수당 신설 또는 인상

이광일기자

ki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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