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우리는 20세기의 벅찬 고개를 막 넘어왔다. 그동안 과학의 발달과 문명의 진보를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경주하면서 인류는 사실상 눈부신 업적을 이룩해냈고 놀라운 결과에 직면하게 되었다. 인간에게 있어 가장 존엄해야 할 출산의 베일이 벗겨졌다. 인공수정, 대리모 등장, 게다가 복제양 돌리가 태어나자 복제인간의 가능성이 논란되면서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것은 불과 3년 전의 일이다. 생명복제, 인간복제 운위는 유전공학의 놀라운 개가였다.그런가 하면 1997년에 미니로봇 소저너를 화성에 보낸 바 있는 미 항공우주국 제트추진연구소 팀은 21세기 우주의 꿈을 이렇게 펼쳐보였다. 『인류는 우주개발을 통해 우주를 알게 되고 결국 우주에서 사는 방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화성에서 잠자고 달나라로 소풍을 가는 우주관광시대가 올 것이다』라고.
하늘을 정복하고 세상을 마음대로 하다니…
세상은 무서운 속도로 달라지고 있다. 너무나도 우리는 근원적인 것으로부터 멀리 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처럼 자식의 집을 찾아 서울에 올라온 부모의 심정이 이러할까. 진보와 발달, 자연의 개발과 응용이라는 이름으로 너무나도 달라져있는 아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 같다. 인간의 얼룩진 이기심과 탐욕은 자연을 결국 상하게 하고 지구를 마침내 병들게 했다.
하늘과 땅이 제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진보는 과연 진보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업무의 능률화를 위해 생명의 존엄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던 고엽제 살포사건을 우리는 기억한다. 각종 후유증에 시달리는 이웃들의 고통을 보며 우리는 왜 좀 더 이웃을 배려해야만 하는가, 자연은 왜 사랑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이런 답을 내놓으리라.
『네가 바로 그것이다!(That are you)』
베다의 위대한 격언이다. 단추 하나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시설의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고향의 원시성으로 돌아가고 싶은 것은, 거기엔 건강한 생명이 있기 때문이다.
삼천사 주지 서성운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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