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정부의 송환방침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쿠바 난민소년 엘리안 곤살레스(6)군이 당분간 미국에 체류하도록 결정했다. 플로리다주 연방법원의 로사 로드리게스 판사는 10일 『곤잘레스군이 쿠바로 보내질 경우 육체적·정신적 상처를 입을 우려가 있다』며 『가정법원의 평결이 있을때까지 미국에 있는 종조부의 보호 아래 있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이민국(INS)은 이에 앞서 곤잘레스군이 오는 14일까지 친아버지가 있는 쿠바로 송환돼야 한다고 결정했었다. 가정법원은 곤잘레스군의 종조부가 양육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를 오는 3월6일 심의할 예정이다.
한편 이 사건은 미국과 쿠바 사이의 외교전에 이어 곤잘레스군의 송환을 저지하려는 의회와 송환결정 번복 불가능을 주장하는 행정부간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게다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전에 나선 앨 고어 부통령까지 의회편을 들고나서 혼미가 가중되고 있다.
제시 헬름스 상원 외교관계위원장(공화)은 이날 곤잘레스군에게 완전한 미국 시민권을 부여하는 법안을 발의했고 많은 의원이 이 발의안에 서명했다.
공화당의 벤자민 길먼 하원 국제관계위원장도 『곤잘레스군의 아버지가 미국에 올 수 있으면 영주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플로리다 주의회의 제안에 의견을 같이한다』고 밝혔다. 쿠바 출신 미국인의 표를 의식한 고어 부통령도 『아이를 위한 최선의 방안이 법원에서 처리되어야 한다』며 INS의 조치에 의문을 표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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