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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리 찾으려는 아이들 사회가 관심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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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리 찾으려는 아이들 사회가 관심 가져야"

입력
2000.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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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쉼터' 김선옥 상담실장각종 유흥업소가 빼곡히 들어찬 서울 가리봉 오거리. 수많은 주점과 여인숙을 지나 언덕에 오르면 문패없는 30평 남짓의 2층 양옥집이 눈에 들어온다. 「새날을 여는 청소녀쉼터」. 가출 소녀들이 보호, 상담을 통해 새삶을 찾도록 돕는 기관이다.

지난 98년 1월 문을 연 이 기관의 김선옥(金善玉·사진)상담실장은 『미성년 매춘부, 유흥업소 여종업원, 마약중독자 등 저마다 아픈 과거를 갖고있는 가출소녀들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이곳을 거쳐간 가출소녀들은 무려 100여명. 이들 대부분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거듭난 삶을 살고 있으며 지금은 10명만이 남아있다.

김씨는「기다림과 인내」만이 가출 소녀들을 수렁에서 건져내는 유일한 방법임을 강조한다.『수많은 상처를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통제」는 오히려 독(毒)이 됩니다. 응어리 진 것을 스스로 풀도록 기다려 주는 것이 최선이죠』김씨는 『함께 외식도 하고, 영화도 보고, 노래방도 가면서 최대한 아이들과 친해지려고 노력한다』며『최대한 그들의 의사를 존중하며 「자율」에 맡기는 편』이라고 밝혔다.

윤락가를 뛰쳐나와 이곳을 찾은 지 벌써 1년이 넘은 가영(19·가명)양은 지금도 오후 4시만 되면 예전 버릇대로 화장을 하고 민정(17·가명)양은 늘 귀가시간이 늦는다고 한다. 하지만 김씨는 『무조건 꾸짖고 못하게 하면 자칫 어긋나기 쉽다』며 이를 나무라지 않는다.

『마약에 중독된 아이가 계속 금단증상을 보여 병원을 찾아갔지만 어느곳 하나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한 윤락가 포주는 집 주위를 며칠씩 배회하며 아이들을 데려가겠다고 으름짱을 놓았죠. 취직을 시키려해도 아이들을 받아주질 않습니다. 아이들은 제자리로 돌아가려 하는데 우리 사회는 그들에게 방해만 놓고 있는건 아닐까요』

김씨는 가출청소년들에 대한 우리사회의 무관심과 편견이 오히려 가장 어려운 점이라고 말했다.

김현경기자

moo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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