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의 「생명수」로 불리는 링거액(기초수액제)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링거액을 생산중인 제약사들이 최근 링거액 가격이 크게 내리자 채산성이 전혀 맞지 않아 팔면 팔수록 손해라면서 생산중단을 기정 사실화했기 때문이다.발단은 정부가 지난해 11월15일 시행한 의약품 실거래가제에 맞춰 보험약가(藥價)를 대폭 인하하면서 비롯됐다. 정부는 중외제약 제일제당 대한약품 등 3개사가 생산하는 링거액값을 평균 20% 이상 내렸다. 이에 따라 30여종에 달하는 링거액 대부분이 생수값에도 미치지 못하는 1,000원대 이하로 떨어졌고, 대표적 링거액으로 꼽히는 「5% 포도당 500㎖ 」 1병 값은 1,105원에서 861원으로 낮아졌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5% 포도당 500㎖ 1병의 순수 제조원가는 1,000원 수준. 여기에 지하 암반수를 멸균하거나 소독해야하며 증류, 이물질 식별, 안전성 확인, 성분 첨가 등 20여단계의 공정과 물류 및 관리비용이 추가돼 생산비용은 1,300~1,400원 가량 된다는 설명이다. 제약업체는 특히 정부가 1998년 5월 링거액 생산중단을 우려, 가격을 평균 22% 인상해놓고도 인상분이 반영되지 않은 시점의 가격을 기준약가로 정해 링거액 가격을 인하하는 바람에 가격인하 폭이 더욱 커졌다고 지적하고있다.
한 제약회사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링거액이 환자들에게 필수적인 기간의약품이어서 수지와 상관없이 생산해왔다』며 『그러나 가격이 너무 떨어지는 바람에 링거액을 생산할 이유도, 명분도 없어졌다』고 말했다. 일부 제약사는 가격인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금명 생산중단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링거액 가격이 낮은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약가와의 형평성을 위해서는 섣불리 인상하기란 어렵다』며 『환자에게 불편을 주지않는 방향으로 제약업체를 설득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진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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