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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서 한국까지 바흐의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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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서 한국까지 바흐의 물결

입력
2000.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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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서 한국까지 바흐의 물결

바흐 사망 250주기이자 21세기를 시작하는 2000년 음악계는 바흐로 시작해 바흐로 마감한다. 바흐를 기리는 행사가 국내외에서 풍성하다. 중심지는 독일, 특히 바흐가 65년의 생애 중 가장 긴 27년 동안 머물렀던 라이프치히다. 바흐의 기일(7월 2일)이 들어있는 7월의 21일부터 30일까지 라이프치히는 「바흐 페스티벌 2000」을 연다.

「바흐, 끝과 시작」이라는 부제를 단 이 행사에는 구스타프 레온하르트, 필립 헤레베헤, 톤 쿠프만 등 우리 시대 바흐 연주의 최고 거장들이 참가한다. 열흘 간 총 87건의 바흐 음악회가 바흐가 일했던 성 토마스 교회를 비롯해 유서깊은 공연장 게반트하우스, 바흐 박물관 등 시내 전역에서 열린다. 라이프치히만이 아니다. 바흐가 태어난 아이제나흐를 비롯해 뤼벡·아른슈타트·쾨텐·뮐하우젠·바이마르 등 바흐의 자취가 남아있는 도시들은 모두 바흐로 올해를 기념한다. 독일은 온통 바흐로 들떠 있는 느낌이다. 미국에서도 워싱턴·필라델피아·오리건 등 여러 곳에서 바흐 축제가 펼쳐진다.

음반업계의 움직임도 뺄 수 없다. 지난해 텔덱이 바흐의 모든 것을 담은 CD 150장 짜리 전집 「바흐 2000」 전집을 낸 데 이어 아르모니아 문디의 바흐 전집도 올해 7월까지 완성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페스티벌앙상블(음악감독 박은희)이 「바흐 2000」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2월 21~24일 서울 영산아트홀에서 열리는 이 음악회는 내용이 흥미롭다. 바흐 작품을 연주하는 게 아니고 다른 작곡가가 바흐에게 바친 곡과, 바흐 이름의 네 음(B_A_C_H)를 주제로 작곡가들이 쓴 곡, 재즈로 연주하는 바흐, 빌라로보스의 「브라질풍 바흐」를 연주한다. 류재준 강석희 황인성호 조인선의 곡이 초연될 예정이다. 서울바로크합주단은 12월 1일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전곡(6곡)을 연주할 계획이다. /오미환기자

■독일서 한국까지 바흐의 물결

바흐 사망 250주기이자 21세기를 시작하는 2000년 음악계는 바흐로 시작해 바흐로 마감한다. 바흐를 기리는 행사가 국내외에서 풍성하다. 중심지는 독일, 특히 바흐가 65년의 생애 중 가장 긴 27년 동안 머물렀던 라이프치히다. 바흐의 기일(7월 2일)이 들어있는 7월의 21일부터 30일까지 라이프치히는 「바흐 페스티벌 2000」을 연다.

「바흐, 끝과 시작」이라는 부제를 단 이 행사에는 구스타프 레온하르트, 필립 헤레베헤, 톤 쿠프만 등 우리 시대 바흐 연주의 최고 거장들이 참가한다. 열흘 간 총 87건의 바흐 음악회가 바흐가 일했던 성 토마스 교회를 비롯해 유서깊은 공연장 게반트하우스, 바흐 박물관 등 시내 전역에서 열린다. 라이프치히만이 아니다. 바흐가 태어난 아이제나흐를 비롯해 뤼벡·아른슈타트·쾨텐·뮐하우젠·바이마르 등 바흐의 자취가 남아있는 도시들은 모두 바흐로 올해를 기념한다. 독일은 온통 바흐로 들떠 있는 느낌이다. 미국에서도 워싱턴·필라델피아·오리건 등 여러 곳에서 바흐 축제가 펼쳐진다.

음반업계의 움직임도 뺄 수 없다. 지난해 텔덱이 바흐의 모든 것을 담은 CD 150장 짜리 전집 「바흐 2000」 전집을 낸 데 이어 아르모니아 문디의 바흐 전집도 올해 7월까지 완성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페스티벌앙상블(음악감독 박은희)이 「바흐 2000」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2월 21~24일 서울 영산아트홀에서 열리는 이 음악회는 내용이 흥미롭다. 바흐 작품을 연주하는 게 아니고 다른 작곡가가 바흐에게 바친 곡과, 바흐 이름의 네 음(B_A_C_H)를 주제로 작곡가들이 쓴 곡, 재즈로 연주하는 바흐, 빌라로보스의 「브라질풍 바흐」를 연주한다. 류재준 강석희 황인성호 조인선의 곡이 초연될 예정이다. 서울바로크합주단은 12월 1일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전곡(6곡)을 연주할 계획이다. /오미환기자

■[바흐 사망 250주년] 바흐의 선율로 재즈를 느낀다

바흐를 되살린 것이 어찌 구노뿐일까? 작은 시냇물(Bach)은 20세기 후반 재즈와 합류, 거대한 호수를 이루게 된다.

「Bachology」, 바흐학(學)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던 쪽이 바로 재즈였다. 이 말은 95년 런던의 프로듀서 토트 테일러가 13명의 재즈맨을 규합, 선보였던 음반의 이름이다. 「첼로 조곡 1번」은 「Blow」, 칸타타 「평화로이 풀뜯는 양떼」는 「Sidelines」, 「G선상의 아리아」는 「Bachone」 등으로 새 몸을 얻었다.

『바흐 자신부터가 엄청난 기량의 즉흥 연주자였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바흐의 음악은 연주하기만 하면, 나도 모르게 감흥이 살아난다』 『「만인의 소망, 예수」 같은 곡은 남아프리카 민속 음악과 흡사하다』 등등. 작업에 참여했던 재즈맨들의 소감은 바흐의 음악이 재즈 또는 종족음악과 왜 밀접한가에 대한 생생한 증언이다.

재즈화한 바흐, 즉 스윙하는 바흐가 대중 앞에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60년대 피아니스트 존 루이스를 주축으로 MJQ(모던 재즈 쿼텟)가 결성되면서부터. 이들의 작업은 여성 아카펠라 합창단 스윙글 싱어즈의 영롱한 인성을 만나면서, 대중음악과 클래식의 경계를 깨뜨렸다.

미국쪽의 움익임에 곧 유럽 재즈 뮤지션도 화답했다. 프랑스 피아니스트 자크 루시에의 피아노 트리오 「플레이 바흐」는 그 절정. 네덜란드 피아니스트 오이겐 치체로가 결성한 트리오가 발표한 「재즈 바흐」 같은 앨범은 유럽쪽의 흐름이 결코 우연이나 유행의 소산이 아님을 증명하는 것이다.

정반대의 작업도 재즈의 이름으로 이뤄진다. 재즈적 변용 하나 없이 원곡을 그대로 살린 재즈 뮤지션들의 연주가 그것이다. 키스 재릿이 단연 선두. 리코더 주자 미칼라 페트리와의 소나타, 「골트베르크 변주곡」 등의 대곡을 그는 재즈적 변용 하나 없이 하프시코드로 악보 그대로 연주해 신선한 감흥을 선사했다. 또 베이시스트 론 카터는 85년 둔중한 콘트라베이스로 첼로의 성서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연주, 클래식계를 놀라게 했다.

그것은 곧 재즈의 큰 기침이었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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