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 "민주당몫 30% 달라" 이총재측 "계파지분 없다"16대 총선 공천 출발점에 선 한나라당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공천후보자 1차 마감한 이튿날 곧바로 조순 명예총재가 공천지분 보장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등 내홍 조짐이 엿보이기 때문.
조명예총재는 11일 오전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PAKTA SUNT SERVANDA(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라틴어까지 동원, 이회창총재에 대해 과거 민주당과 신한국당 합당시 약속한 지분 30%를 요구했다.
그는 『신의없는 큰정치는 없으며 꼭 3대7의 지분을 지키라는 것은 아니지만, 당선 가능성과 신의가 조화된 균형있는 선택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3김(金)정치를 청산한다는 한나라당이 당 운영은 3김과 다를 바 없는 사당화의 길을 걷고 있다』며 이총재를 겨냥한 직격탄도 서슴지 않았다.
이에 대한 이총재측의 반응은 단호했다. 『경쟁력있는 인사를 추천하면 배려하겠지만, 계파간 나눠먹기는 안된다』는 것. 한 측근은 『새로운 정당정치를 말하면서 자기 사람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계파지분을 따지는 것은 자기모순』이라고 쏘아붙였다.
어쨌든 조명예총재의 「지분공세」를 계기로 공천을 둘러싼 당내 계파간 신경전은 갈수록 커질 조짐. 이기택 전총재권한대행은 『조명예총재와 사전교감이 없었다』고 했지만, 이날 조명예총재의 회견에는 유준상 전의원, 장수완 당기위부위원장 등 민주계 인사들이 배석했다.
더구나 최근 김덕룡 부총재측도 이총재에 대해 공공연히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고, 김윤환 의원과 김영삼 전대통령도 각각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에서 공천권 행사를 노리고 있는 상황. 특히 김윤환의원은 최근 『가급적 대구·경북 지역의 공천은 협의해줄 것』을 이총재에게 요청해 「화답」을 얻어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종무식에서 『계파는 없다』고 선언한 이총재가 내주초 시작될 공천심사위 구성 등을 통해 어떤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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