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상에서 다른 사람의 홈페이지를 훔쳐가는 사이버도둑이 극성이다. 홈페이지 도안과 세부내용은 물론이고 홈페이지 전체를 통째로 훔쳐 자신의 사이트로 둔갑시킨 뒤 회원영업까지 하는 경우도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회원상대 정보제공 사이트를 운영하는 김모(26)씨는 6일 정보거래 업체로부터 『왜 같은 사이트를 2개나 운영하느냐』는 편지를 받았다. 그는 인터넷을 검색해 본 결과 이름과 디자인, 내용까지 똑같은 유령사이트를 발견하고 아연실색했다.
김씨는 『운영자 이름만 바꾸었을 뿐 내가 새로 올린 자료까지 매일 복사해 올려 놓았다』며 『회원을 모집, 광고영업으로 수익을 올리려 한 혐의가 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씨는 상대방 사이트를 폐쇄시키고 사과까지 받았지만 『이런 절도가 언제 재발할지 모른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홈페이지 소유주인 A씨도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 초기화면과 도안을 도둑맞았다. A씨는 『애써 구축한 홈페이지를 얌체 네티즌이 몰래 복사해 버젓이 자신의 사이트로 올려 놓았다』며 법적 대응할 뜻을 비쳤다.
이같이 사이버 도둑이 극성을 부리는 것은 간단한 프로그램과 기술만 있으면 홈페이지 복사와 설치가 용이한 데다 도용사실을 주인이 알아 차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인터넷·통신 서비스업체인 넷츠고 유준재 고객센터 상담실장은 『최근 홈페이지 도용사례가 늘고 있지만 개인 보안프로그램 설치 비용이 막대하고 사이트를 일일이 검색할 수도 없어 사실상 적발이 힘들다』며 『홈페이지 절도도 엄연한 지적재산권 침해인 만큼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배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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