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北京)시 서북부에 위치한 중관춘(中關村). 「중국의 실리콘 밸리」로 불리는 이곳에는 중국의 대표적 컴퓨터업체인 롄상(聯想), 스퉁(四通) 등 컴퓨터 관련 업체 4,000여개가 자리잡고 있다.인근에는 베이징대, 칭화(淸華)대, 런민(人民)대 등 70여개 대학(전문대 포함)이 있어 산학합동 연구조건이 성숙된 곳이다. 컴퓨터 조립판매나 전자기기 상점 등이 주류를 이루던 이곳이 인터넷 열풍이 불면서 젊은 벤처사업가가 활보하는 「E-비즈니스」의 메카가 되었다.
중국의 인터넷 가입자는 99년 말로 7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도 200만명에서 1년동안 무려 350%가 증가한 것으로 중국의 온라인 인구를 2003년 1,6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 해외 전문가들의 전망이 과소평가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동전화 사용자도 폭발적 증가세가 계속돼 1년사이 72%가 늘어났다. 지난해 말 휴대폰 가입자는 4,300만명에 이르러 조만간 중국이 미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이동전화시장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같은 인터넷 및 이동전화 이용률은 13억이란 거대한 소비자 집단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수치다. 지난해 9월 갤럽이 발표한 전국 소비자 조사에 의하면 13억 인구 중 인터넷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소비자는 14%에 불과했다.
중국이 「죽(竹)의 장막」을 밀치고 국제 인터넷업계에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7월. 중국어 검색사이트를 운영하는 「차이나 컴」(www.china.com)이 뉴욕 나스닥시장에 성공적으로 등록하면서 관심이 고조됐다.
하지만 중국내에서 볼때 「차이나 컴」은 조회건수면에서는 나스닥 등록을 준비중인 「소후」(www.sohu.com)나 「지나 컴」(www.sina.com)보다 훨씬 적다. 중국 E_비즈니스의 저변이 그만큼 넓다는 얘기다.
국제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IDC는 오는 2003년 중국의 인터넷 이용자수를 1,610만명, 2005년에는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은 세계 제2의 인터넷 시장으로 부상할 것을 전망했다.
중국 정부는 정보통신분야를 21세기 핵심사업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을 위해 1,200억 위안(元·12조6,000억원)의 예산을 썼다. 중국 정부의 2003년 정보통신 발전전망에 의하면 고정전화 가입자 1억8,000만명, 이동전화 가입자 1억명, 전화보급률 22%, 인터넷 가입자 2,00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보산업부의 통신시장에 대한 기본 정책은 「부가통신과 정보서비스 분야에는 충분한 경쟁을 도입하지만 위성통신과 무선이동통신분야는 적정 수량의 경영허가증을 발급하고 감독하는 등 유한 경쟁을 도입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의 정보산업 수준이 미국의 야후나 아마존 등이 출범, 전자상거래 등을 시도했던 95~96년 수준으로 평가한다.
즉, 발아기에서 한걸음 더나간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은 정보산업의 기간산업이 모두 국영이고 금융이 정보산업을 뒷받침하고 있지못하다. 또 시장에 브랜드화가 성숙되지못했고 중국인의 현장주의 의식 등도 정보산업발전의 숙제로 지적된다.
그러나 중국 자체만으로도 세계 규모의 인터넷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 그리고 아시아 지역에서 인터넷 확산 및 발전 속도가 가장 빨라 5년내 세계 최대의 인터넷 시장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정보화전략/중국] 중국 정보산업 리더 2인
왕즈둥(王志東)
중관춘(中關村)이 배출한 인터넷계 대형(大兄)격 인물. 24세때인 93년 베이징(北京)대 졸업과 동시에 중국 유수의 정보통신회사인 스퉁(四通) 총경리에 임명돼 5년간 재직하다 98년 정보회사 신량(新浪)을 창업, 현재 총재로 있다. 그는 중문망을 개발, 전세계 화교들과 중국을 이어 교류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의 인재 책략은 이인위본(以人爲本). 공동으로 창조하고 공동으로 누리자는 생각 아래 국제화 인재와 인재의 국제화를 중시한다. 또 「창조는 모든 곳에 있고 기업은 퇴로가 없다」는 정신으로 기업을 운영한다. 성공의 비결로는 현상을 꿰뚫고 문제의 본질을 파악할수 있는가, 똑같은 자원으로 남보다 우수한 상품을 만들수 있는가를 꼽는다. 그는 99년 중국 정보업게의 10걸중 첫째로 선정됐다.
리우촨즈(柳傳志)
84년부터 현재까지 중국 최대의 정보통신회사 롄샹(聯想)의 집단총재를 맡고 있다. 11명의 직원과 20만위안(2,200만원) 자본금으로 15년만에 영업액만 176억위안(2조1,100억원)으로 키운 중국 인터넷업계 전설적 인물이다. 99년 롄상이 기업구조조정에 솔선하면서 중국 구조조정 기술과 관리 부문 선도자로서 새로운 길을 창조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는 기업의 건강한 정책환경을 강조하고 기술과 관리능력을 복합적으로 겸비한 인재를 선호한다. 그는 인테넷의 국산화 발전과 지적 재산권 개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데 중국화된 인터넷 산업의 발전에 자신을 갖고 있다고 밝힌다. 44년 장수(江蘇)성 출신으로 서북 군사전선 공정학원(현 시안 전자과기대) 출신이다. 중국 인터넷 신문이 99년 그를 인터넷계의 주목받는 인물로 선정했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정보화전략/중국] 이통 CDMA사업권 대격전
2003년이면 1억명이 가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동전화의 CDMA방식 구축사업을 놓고 중국 내외의 관련 집단과 기업들이 대격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지난 90년초 GSM 이동통신방식을 도입, 현재 3,5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그러나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 사용장비가 모두 외국산으로 중국의 산업발전에 도움이 안되고 정부 방침인 「민족통신산업발전」「민족기업육성」에도 어긋나자 94년부터 차세대 이동통신발전에 필수적인 CDMA 디지틀 이동통신방식의 도입을 추진했다.
96년 군부와 중군전신이 공동출자해 설립한 창청(長城)망 통신공사를 통해 베이징, 상하이(上海), 광조우(廣州), 시안(西安) 등 4곳에 CDMA 실험망을 시험하기 시작했다.
이에 모토롤라, 루슨트(Lucent), 노텔(Nortel) 등 구미의 통신업체와 일본의 NEC, 후지쯔 그리고 CDMA 상용화의 종주국인 한국의 현대, 삼성, LG가 뛰어들었다. 클린턴 미 대통령은 물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도 중국 영도자들을 만날때마다 간곡하게 요청하는 것이 바로 CDMA 진출이었다.
지난해 중국 정부는 CDMA 도입방침을 공표, 사업권을 중국 롄허(聯合)통신과 군(중국 전자공정계통공사)에 허용했다. 중국 정부는 또 CDMA 도입과 관련, 기술과 무역을 바터하고 이동통신산업 육성차원에서 외국기업과의 합작공장 설립, 설비구매 등을 정보산업부가 총괄조정토록 했다. 이에 기존에 CDMA 사업을 추진해오던 군부가 반발, 통신사업에 경쟁을 도입·촉진하려는 국무원과 갈등을 빚고있다.
롄허통신은 지난해 11월말 제1차 CDMA 구축사업을 위한 입찰서류를 접수, 사업자 선정에 들어갔다. 이 입찰에 한국에서는 현대 삼성 LG, 미국 업체는 모토롤라, 루슨트 등 3개, 스웨덴의 에릭슨, 일본의 NEC, 중국의 상하이벨 대당 등 모두 13개 업체가 참가했는데 1월중 선정작업이 마무리될 예정이어서 치열한 수주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롄허통신 1차 사업은 70억위안을 투입 270만 회선을 구축할 예정으로 규모는 작지만 시장 선점이라는 이점때문에 쟁탈전이 치열하다. 특히 이사업에 3개 한국 업체가 참가해 국내업체간 과당경쟁도 우려되고 있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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