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땅콩 갈비 게으름이 욕심쟁이 봉식이/한국어린이문학협의회 엮음1999년 한 해 동안 월간 「어린이문학」에 실린 작품 중에서 골라낸 창작동화 13편. 아이들의 생활이 따뜻하고 생생하게 펼쳐진 재미있는 이야기 보따리다. 김리리의 「…봉식이」는 이름 앞에 붙어다니는 「왕땅콩 갈비 게으름이 욕심쟁이」라는 별명 때문에 고민하는 봉식이 이야기다. 봉식이는 열심히 궁리하고 힘써서 「부지런히」 「똘똘한 날쌘돌이」 「귀염둥이」봉식이가 된다. 봉식이의 별명 떼어내기 작전이 웃음을 자아낸다. 다른 12편도 소박하고 진실하고 말갛다. 생명 있는 것들을 사랑하고 친구를 아끼는 마음과 으젓한 생각을 키워주는 글들이다. 우리교육 발행. 6,500원.
거미 아난시/정하섭 엮음·유태영 그림
아프리카에 전해오는 옛이야기 15편. 주인공은 꾀 많고 욕심 사나운 아난시다. 아난시는 잘난 척만 하고 남을 골려먹다가 제 꾀에 제가 넘어가 거미가 되고 만다. 거미가 되어서도 끝없이 제 자랑만 하고 욕심을 챙기다가 번번이 낭패를 본다. 그래도 미움을 사진 않는다. 짓궂고 얄밉긴 해도 나쁜 놈은 아니고 때로 모두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아난시. 기막힌 재치로 위험에 빠진 토끼를 사자한테서 구해주기도 하고 옥수수알 하나로 튼튼한 젊은이 100명을 데려오기도 하는 재간둥이 아난시. 꾀보 아난시가 다른 동물이나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 우리교육 발행. 6,500원.
마음의 약이 되는 매콤달콤한 이야기/김병규 지음
어른들은 왜 늘 잔소리를 할까. 「아이구, 듣기 싫어」하고 도망갈 친구들은 잠깐 멈추고 이 책을 펴보자. 어린이의 마음을 살찌우고 맑게 해줄, 약이 되는 잔소리 쓴소리가 실려있다. 재미있게 소근소근 들려주는 짤막한 이야기들이라, 『맞아, 나도 그래야지』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동화, 위인이나 보통 사람들의 일화, 옛날 이야기 등 여러 가지 글이 실려있다. 부모들은 「이거 해라, 저거 해라, 그러지 마라」같은 듣기 싫은 잔소리 대신 이 책의 글을 읽어주는 게 좋겠다. 한편 한편이 생활 태도나 마음가짐을 스스로 돌아보게 하기 때문이다. 예림당 발행. 6,000원.
재미네골/그림 홍성찬
중국 조선족 설화 중 「재미나게 사는 마을」이란 뜻의 재미네골에 얽힌 이야기 그림책. 글보다도 중견 화가 홍성찬의 치밀하고 환상적인 그림이 아주 볼 만하다. 중국 지린성의 조선족 마을 재미네골은 착하고 서로 돕는 사람들이 평화롭게 모여산다. 바닷속 용왕은 정말 그런 마을이 있나 궁금해 마을로 사신을 보낸다. 사신이 제물을 데려가겠다고 하니까 동네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가 가겠다고 한다. 죽음의 길인데도 말이다. 사신은 엉겁결에 처녀 아이를 데려가는데, 용왕은 그 아이가 오게 된 사연을 듣고 감동해 보물을 줘서 돌려보내고 마을 사람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단다. 재미마주 발행. 8,600원./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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