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과학의 빛과 그늘] 인터넷 세상에도 찬바람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과학의 빛과 그늘] 인터넷 세상에도 찬바람이...

입력
2000.01.11 00:00
0 0

새 천년의 화두는 단연 인터넷이다. 대통령의 새해 선언에서 일곱번이나 「인터넷」이란 말을 썼다니 과연 이번 세기, 이번 천년의 화두임을 알겠다.「인터넷 혁명」이 세상을 얼마나 급격하게 바꿀지 조금은 짐작할 수 있지만 그 전모를 예언할 사람은 없다.

정보통신분야에서 그 전의 혁명적 진보는 인쇄술, 전보, 전화, 무선통신 등이었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인류 역사를 근본적으로 바꾼 적은 없다.

또 그 주역이던 구텐베르크 또는 고려의 어느 기술자(인쇄술), 모르스(전보), 벨(전화)이 대단한 거부(巨富)가 된 일도 없다. 말코니(무선)는 꽤 부자가 됐지만….

다른 분야로 넓혀 생각한대도 어느 발명이나 그 사업적 응용이 오늘날 빌 게이츠와 손정의(孫正義) 만큼 부를 축적시켜 준 일은 없다.

그러니 이런 사업가와 발명자가 몇 명만 나온다면 한국은 세계 중심국가로 성장할 것 같은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인터넷세상을 예찬하기에 침이 마를 지경이고 세상은 돈타령으로 날이 새고 진다.

새해 벽두 소식으로는 한국인이 어느 밀레니엄복권에 1등 당첨해 600억원을 벌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나중에 해프닝으로 그쳤지만 돈타령을 북돋는 세태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인터넷이 세상을 아무리 바꿔도 사람이 먹고살기 위해서 누군가는 농사를 지어야하고, 컴퓨터 칩도 만들고, 조립공장에서 일도 해야한다.

숫자가 줄고는 있지만 노동자, 농민은 여전히 부자보다 많을 수밖에 없고, 정신노동자들이 이 「돈판」에서 모두 떼돈을 벌게 될 이치도 없다.

인터넷은 모든 사람에게 돈벼락을 내리는 것이 아니다. 돈벼락 맞은 몇몇 사람 틈에서 훨씬 많은 사람들은 더욱 비참해질 수밖에 없다.

몇몇 「신지식인」을 예찬하며 보통 사람들은 소외되는 것이 오늘 인터넷세상이기도 하다. 새 천년의 최대 과제는 과거 어느 때보다 격심해지는 빈부의 차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있다.

인터넷이라는 강렬한 빛 뒤편에는 아주 심한 그늘이 깃들고 있다. 세상의 정치가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그런 그늘이…. 박성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