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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메이의 일기] 열의있고 발랄한 선생님을 만나보세요

입력
2000.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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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메이의 일기에스메이 코델 지음, 공경희 옮김

세종서적 발행, 7,200원

미국 시카고의 초등학교 교사 에스메이 코델(사진)은 아이들을 무척 좋아하는 사람이다. 스물 넷에 시카고의 신설 공립학교 교사로 처음 교단에 섰던 설레임과 일화를 담은 일기를 그는 몇 해 전 라디오 방송에서 낭독했다. 그 방송은 반향이 꽤 커 미국 교육작가협회서 주는 전미국 교육보고서 대상을 받았다. 지난해 그 내용을 묶어 낸 책이 「에스메이의 일기」(원제 Educating Esme)다.

부임한지 며칠 지나지 않아 교장과 함께 간 졸업식, 그리고 새 학교에 올 학생을 만나는 예비 모임 자리. 성(姓)이 아니라 이름으로 선생을 소개하는 것은 교육위원회 방침에 어긋난다며 『미시즈 코델』 이라고 부르겠다는 교장에게 『미즈 에스메이』로 해달라고 우기는 그에게는 젊은 선생다운 발랄함과 신선함이 가득 차 있다.

에스메이의 교실은 아침마다 분주했다. 집에서 짊어지고 온 아이들의 고민을 매일 고민 바구니에 담아놓았고, 아이들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추며 인사를 주고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금요일마다 아이들이 직접 크고 작은 갈등을 풀어나가는 갈등해결회의를 열었다. 그는 국어를 「언어예술」, 수학을 「퍼즐풀기」, 과학을 「미친 과학자의 시대」, 사회를 「시간여행」과 「세계탐험」이라는 이름으로 바꿔 불렀다. 학과목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주기 위해서다.

갖은 행사를 기획해서 벌이는 것도 에스메이의 장기 가운데 하나다. 유명 작가를 초청하여 「작가와의 만남」을 열어 수줍음 타는 아이들의 성격을 바꿔준다. 제대로 얘기하지 못하던 아이들은 이야기꾼이 되고 열등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아이들도 꿈의 나래를 펼치기 시작한다.

아이들과 부대끼며 한데 섞일 줄 아는, 쾌활하며 재치있는 한 여교사의 활약으로 새 학교의 분위기가 어떻게 바뀌어가는 지를 책에서 읽을 수 있다. 에스메이는 사회 초년병이고, 풋내기 교육자에 지나지 않았지만 발랄한 데다 아이들을 너무 사랑했던 덕분에 성공한 돋보이는 선생님이다. 그리고 일기라는 형식 덕분에 이 책은 그 발랄한 에스메이를 직접 만나 이야기하는 것처럼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매력 넘치는 책이되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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