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송사가 있다. 그 방송사는 한 가수그룹을 띄워주기에 정신이 팔려 두달 사이에 두번씩이나 특집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순전히 그 그룹만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또다른 방송사. 청소년들에게 절대적인 인기가 있는데도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 1999년 가요대상에 그 그룹을 아예 제외시켰다.MBC는 9일 밤 11시 40분 5집 앨범을 준비하기 위해 잠시 활동을 중단하는 H.O.T의 고별무대 「H.O.T Forever」를 50분 동안 방송했다. 지난해 11월 중순 「로그 인 H.O.T」를 특집 방송해 특정 그룹 봐주기라는 비난을 받은 지 채 두 달도 안됐다.
MBC는 기회만 있으면 공영방송이고 시청자 주권을 존중한다고 말한다. 잠시 활동을 중단하는 그룹을 위해 왜 특집 프로그램까지 방송했는가는 제작진이 너무 잘 알 것이다. 전파는 특정 가수그룹의 것이 아니다. 시청자의 것이다. 방송 관계자와 청소년들은 다 안다. H.O.T가 MBC에만 출연하고 다른 가수에 비해 많은 방송 시간을 할애받는다는 사실을.
반대의 그림도 있다. KBS는 H.O.T를 자사가 정한 두발과 복장기준에 안맞는다고 출연정지는 물론 1999년 가요대상 수상자 명단에서 뺐다. SBS는 H.O.T와 함께 S.E.S를 거느리고 있는 기획사 SM이 S.E.S의 컴백무대를 자기 방송사에주지 않았다고 연말 가요제전에서 H.O.T에게 상을 주지 않았다. 보복이다. 기획사 SM의 잘못도 있다. 대형가수들을 거느리고 있다고 위세를 부리고 있다.
그 과정에서 시청자 주권은 물건너간 지 오래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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