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투자회사와 창투조합 설립이 급증하면서 투자재원이 1,000억원을 넘는 초대형 벤처펀드가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코스닥시장이 활황세를 타고 대기업과 은행 등이 벤처투자에 뛰어들면서 주요 벤처캐피털 업체들이 출자금을 늘이고 몸집을 불려 인터넷 정보통신 생명과학분야의 유망 벤처기업을 겨냥, 대규모 초기 투자를 통해 수십배의 투자수익을 올리고 있다.지난해까지만 해도 벤처펀드들은 투자규모가 최소 10억원이상이거나 보통 건당 40-50억원정도가 대부분. 그러나 벤처캐피털 업체들이 프리미엄을 주면서까지 벤처투자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벤처자금 수요도 급증하면서 지난해부터 300억원이 넘는 벤처펀드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대신개발금융이 운영하는 「대신첨단투자조합 3호」가 384억으로 지난해까지 최대 규모. 와이즈-내일 인베스트먼트㈜의 벤처투자조합(330억)과 스틱아이티벤처투자㈜의 「MIC99-4 스틱아이티1호」(300억)가 뒤를 이었다.
인터넷 등 초기에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는 벤처창업이 늘어나고 대기업까지 가세하면서 벤처캐피털의 대형화는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창투사 자본금과 벤처투자펀드 등 벤처투재재원이 3조원을 넘어섰다.
삼성그룹계열 신기술금융회사인 삼성벤처투자는 삼성전자와 삼성SDI 등 계열사 위주로 출자를 받아 벤처펀드로는 최대 규모인 1,500억원대의 「SVIC4호투자조합」을 결성 중이다. 삼성은 이달 안에 창투조합 등록을 하고 성장단계에 있는 인터넷·생명공학·장치산업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본격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벤처투자는 현재 SVIC 1호~3호까지 3개 조합에 총 1,000억원 규모의 투자재원을 확보하고 있는데 자본금 200억원과 4호조합을 합치면 투자재원이 2,000억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지난해 정부재정과 SSgA 등 해외 기관투자가들이 50%씩 출자해 1,000억원 규모로 설립된 코리아벤처펀드(KVF)도 올해 안에 1,000억 이상의 2호조합을 결성할 예정이다. 정보통신 전문 벤처캐피털인 스틱IT벤처와 구조조정펀드로 유명한 한국기술투자(KTIC)도 올해 1,00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결성을 계획하고 있으며 최근 나래이동통신과 「SBHK」라는 합작회사를 설립한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은 대형투자조합을 결성, 국내 벤처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선언했다.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시중 유동자금이 늘어나고 투자수요도 증가하면서 초대형 벤처펀드결성은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중·소형 조합과 유기적으로 연계된다면 2000년대 국내 벤처산업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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