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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보드] 제물 만난 현주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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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보드] 제물 만난 현주엽

입력
2000.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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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주엽이 제물을 만났다. SK에서 골드뱅크로 유니폼을 갈아입더니 현주엽은 마치 물만난 고기인 양 코트를 휘젓는다. 아직 현주엽과 조상현 맞트레이드의 득실을 따지기는 어렵지만 일단 현주엽으로선 트레이드가 성공적.코칭스태프의 신임도 두터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게임을 풀어갈 수 있어 플레이에 더욱 힘이 붙었다. 골드뱅크의 4연승을 이끌어낸 현주엽은 최강팀에서 약체로 트레이드되며 손상당한 자존심도 되찾았다.

현주엽은 불과 6경기만에 골드뱅크의 승부사로 자리매김했다. 골드뱅크의 상승세는 고비마다 공격의 집중력을 살려 대량득점하는 현주엽이 있기에 가능했다.

현주엽은 시즌2호 트리플더블로 이적후 첫 승리를 이끌어낸 2일 LG전 이래 계속 30점이상 득점하며 에릭 이버츠와 골드뱅크 득점을 양분하고 있다. 4일 삼성전과 8일 SBS전서 각각 32득점, 33득점한 현주엽은 9일 기아전에서도 34득점하며 폭발적인 득점력을 과시했다.

사실 현주엽에게 한 게임 20점정도는 기본에 가깝다. 하지만 이적전 평균득점은 19.6점. 성에 차지 않는 기록이지만 서장훈, 재키 존스 등 스타플레이어들이 넘치는 SK에선 제 실력을 발휘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서장훈과 용병을 주축으로 짜여진 전략은 현주엽을 겉돌게 만들었다. 포지션이 겹치다보니 파워포워드도 스몰포워드도 아닌 어정쩡한 역할로 골밑도 외곽도 차지할 수 없었다.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현주엽은 당당하게 포인트가드 정진영에게 볼을 달라고 요청한다.

그리고 내외곽 가릴 것 없이 마음껏 코트를 누빈다. 현주엽의 진가가 빛을 발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갖춰졌기 때문이다.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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