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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은 '벤처학원'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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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은 '벤처학원' 천국

입력
2000.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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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역삼동 삼성SDS멀티캠퍼스에서 웹전문가 과정을 수강하고 있는 지방 W대 출신 심모(26)씨는 요즘처럼 시간을 쪼개쓴 적이 없다. 하루 9시간의 강의와 새벽 1-2시까지 이어지는 자율학습. 일주일에 2-3일은 아예 학원에서 모포를 깔고 새우잠을 자야 소화할 수 있는 과제물.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학원 수강일정은 심씨를 녹초로 만들지만 마음은 마냥 상쾌하다.대학졸업을 앞뒀던 지난해, 심씨는 번번이 학벌의 높은 벽 앞에서 취업고배를 마셔야 했다. 하지만 정보기술(IT)관련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이 학원에서 6개월 과정을 수료하고 나면 벤처업체 취업이 보장돼있다.

서울 강남지역이 벤처기업 지망생들의 요람이 되고 있다. 벤처기업이 요구하는 전문인력을 수혈하는 이른바 「벤처학원」이 98년부터 하나둘씩 들어서기 시작, 현재 삼성SDS멀티캠퍼스, 쌍용정보통신 교육센터, 비트컴퓨터교육센터 등 10여개가 테헤란로를 따라 성황이다. 수강생만 줄잡아 2,000여명. 이중 50%가 지방에서 짐을 싸들고 올라온 벤처 지망생들이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이 고시생들의 천국이라면 이곳은 벤처지망생들의 천국이다.

지망생의 태반이 컴퓨터와는 무관한 전공 출신이고 컴맹도 적지않지만 3-6개월에 「소프트웨어개발 과정」 「웹 전문가과정」 등으로 세분화한 전문과정을 수료하면 수강생 대부분이 컴퓨터 전문가 수준에 이른다.

당연히 이곳에서 통하는 것은 명문대 졸업장이 아니라 능력과 창의력이다. 대신 가혹할 정도의 과제물과 프로젝트를 소화해내야 하기 때문에 수강생들은 『과제물이 주어지면 제일 먼저 챙기는 것이 담요』라고 말할 정도다. 수강생의 20%는 중도탈락을 각오해야 한다.

「스파르타식 교육」을 통과한 수강생들의 90%이상에겐 취업이 보장된다.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맞춤형 과정」의 경우, 취업률은 100%다. 수강생들끼리 힘을 합쳐 벤처기업을 설립하는 예도 간간이 있다.

이렇다보니 입학 경쟁도 치열해 10대1의 경쟁률은 예사다. 그러나 이들 학원은 학력이나 컴퓨터 숙달정도가 아니라 「해보겠다」는 의지나 열성이 선발기준이다. 심지어 관상으로 수강생을 선발하기도 한다. 『21세기의 생존 키워드는 도전정신과 창의성이죠』 벤처학원 수강생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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