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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살면서] 아파트 일색 '획일적 도시화'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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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살면서] 아파트 일색 '획일적 도시화' 이제 그만

입력
2000.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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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인들 대부분이, 특히 프랑스인들과 이탈리아인들은 시골 도시 할 것없이 새로운 것을 도입하는데 매우 조심스럽고 민감하다. 생활공간인 건축양식은 특히 그러하다. 프랑스의 경우를 예로 들면 19세기부터 건축문제에 대한 법률이 제정돼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다. 이 법의 주요 취지는 문화유적의 보존과 가치창출이었는데 이것이 점차 확대되어 지금은 광범위한 영역에서 역사적 건물의 보수공사와 옛 건물을 주거지로 재조성하려는 시민, 공공단체의 참여와 연대를 이끌어내는 몫까지 하고 있다.건축물 보존을 주제로 대화를 나눈다면 한국인들은 유럽인들이 얼마나 이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생활 속에서 가깝게 느끼며 조심스럽게 다루는지 금방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을 돌아본 유럽인들 대부분이 미학적 측면에서 한국의 도시와 작은 마을에 매우 낮은 점수를 준다.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한국은 40년간 경제개발 부흥기간을 통해 삶의 현대화를 추진해왔고 「더욱 편리한 주거형태의 건설」과 「산업개발, 경제부흥」이라는 몇가지의 관건을 위해 급속도로 삶의 환경을 바꾸어왔고 그것은 항상 정당하게 인정되어 어느새 주거환경의 질적인 문제는 등한시해왔던 것이다. 또한 10년전부터 지속되고 있는 「도시화」사업은 전국적으로 가공할 속도로 추진되어 아파트라는 단 한가지 모델을 통한 현대적 주거형태의 획일적 건설이 대부분을 이루었다. 일산 같은 신도시는 인공적 주거환경을 조성하기까지 했다.

이것은 물론 확실하게 커다란 진보가 아닐 수 없다. 먼저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들에게 현대적 주거형태의 편리한 삶을 가능하게 했으며 주거설비와 공공시설 이용, 각종 서비스 차원에서 과거에 볼 수 없었던 높은 수준의 주생활을 허락해준 것이다.

그러나 나는 한국이 이제는 새 천년을 맞이해 주거조건에 환경 친화적 시각을 도입, 주거환경을 더욱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풍요로운 역사와 다양한 문화유산을 갖고 있는 나라인데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도시 풍경만이 확대되고 아파트라는 획일적 건축이 「진보」라는 이름아래 지속적으로 허용된다면 언젠가 이 땅의 다음 세대들은 반드시 조상들을 원망하게 될 것이다. 그들은 조상의 위대한 현대적 작업을 중요하게 평가하기 보다는 어디를 둘러봐도 똑같게 돼버린 숨막히는 획일적 주거환경을 비판하게 될 지도 모른다.

화브리스 고띠에·프랑스인·파리10대학 지리학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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