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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독립 또다시 관심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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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독립 또다시 관심사로

입력
2000.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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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인들에게 생불(生佛)로 추앙받는 티벳트 불교의 최고지도자가 5일 극적으로 중국을 탈출했다. 티베트 망명정부를 이끄는 달라이 라마가 59년 중국을 탈출한 지 40년만에 일어난 일로 티베트 분리독립 문제가 또다시 전세계의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티베트 탈출

티베트 불교의 한 종파인 카규의 제17대 카르마파(최고지도자)인 우기엔 트린리 도르제(14)는 지난해 12월28일 그의 누이와 2명의 라마 등 5명과 함께 라사에서 35㎞떨어진 카규파의 본산인 추르파 사원을 출발, 도보로 눈덮인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달라이 라마의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 5일 도착했다. 8일간 행군거리는 총 1,400㎞.

카르마파는 8일 달라이 라마를 방문, 45분 동안 만난 뒤 9일 새벽 달라이 라마측이 제공한 경호원 15명과 함께 검은 승용차와 3대의 지프에 나눠타고 다람살라를 떠났다. 카르마파 일행의 목적지가 어디인지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정부가 달라이 라마를 대신할 지도자로 지목한 카르마파가 영원히 티베트를 탈출한 것인지 아니면 일시적으로 수행을 위해 떠난 것인지 아직분명하지 않다.

중국정부는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카르마파는 소수의 측근들과 함께 불교예식에 사용되는 악기를 구입하기 위해 해외로 떠난다는 편지를 남겼다』며 『그가 국가와 민족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운영하는 카규파의 인터넷 웹사이트는 티베트의 소식통을 인용, 중국정부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이 웹사이트에 따르면 카르마파가 수행을 위해 중국정부에 수차례 해외여행 허가를 요청했으나 중국정부가 거절, 비밀리에 티베트를 탈출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티베트내에서 종교적인 스승을 찾지 못해 매우 좌절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카르마파는 누구인가 카르마파는 티베트 불교 제 3대 파벌인 카규파를 이끄는 수장이다. 85년 동티베트 유목민 집안에서 태어난 우기엔 트린리 도르제는 92년 중국 정부가 카규파의 내부반발에도 불구, 그를 17대 카르마파로 인정했다. 달라이 라마도 초목으로 덮인 산과 2개의 개울이 있는 곳에 17대 카르마파가 있다고 밝혀 도르제를 승인한 바 있다. 카규파는 달라이 라마가 탈출했던 59년 티베트를 탈출한 16대 카르마파가 81년 사망하자 후계자를 찾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17대 카르마파는 어린시절 돌로 불교사원을 지으며 놀았으며 동물들이 죽어갈 때 눈물을 흘리며 아픔을 같이 했다고 한다.

■중국-티베트 갈등

17대 카르마파가 탈출함으로써 티베트의 불교 지도자는 친 중국성향의 판첸라마(서열 2위)인 기아인카인 노르부(9)만 남게 됐다. 그는 달라이 라마가 속한 겔루파의 11대 판첸라마로 중국정부에 의해 옹립돼 「어용지도자」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달라이 라마가 후계자로 지명한 겐둔 초에키 니이마(10)는 95년 이래 행방이 묘연한 상태이며, 인권단체들은 그를 세계에서 가장 어린 정치범으로 지칭하고 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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