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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 열전] (8) 최양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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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 열전] (8) 최양락

입력
2000.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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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를 깔며) 왜 웃니, 내 얼굴에 뭐 묻었니?』(남자) 『(기어드는 목소리로) 밥풀이요』(여자) 『(밥풀을 떼어 씹으며) 우습니?』 『아뇨, 멋있어요』 『그래 있을 때 잘해, 난 봉이야 아자 아자 아자』 (이 남녀는 결국 부부가 됐다)KBS2 「유머1번지」의 「남 그리고 여」에서 요란하게 허풍떨지만 싱겁게 고꾸라지고 마는 철민이, 최양락(38). 「고독한 헌터」 「폭군 네로」 「배추차 부부」 등에서 「키 큰 사람 속 없다」는 말처럼 허세를 부리지만 실리는 못 챙기는 싱거운 충청도 남자로 우리에게 페이소스를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개그 인생 20년, 그의 속은 개그 아이디어로 꽉 차 있다.

비오는 날에 카페를 찾는 「고독한 사냥꾼」으로 제비족의 인생을 코미디화 했고, 「원작을 바꿨습니다」에선 패러디 코미디를 선보이다 급기야 「네로 25시」로 장안의 화제를 모았다. 「네로 25시」는 침묵리우스, 얼떨리우스, 당돌리우스 등 「-리우스」 돌풍을 몰고왔던 프로. 또한 「최변호사 김변호사」를 통해 법정 코미디를 선보였고, 「괜찮아유~」로 농촌코미디도 개발했고, 「슈퍼 배추차 부부」로 서민들의 삶을 코믹하게 묘사했다.

그는 『남 따라하지 않고 순수하게 내 아이디어로 다양한 포맷과 캐릭터를 개발한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한다. 『충청도 출신이라 행동은 느려도 아이디어는 빠른 사람이다. 「젊은 전유성」이라고 할 수 있다』(김웅래 KBS 제작위원)

어릴때 부터 꿈이 코미디언이었다. 『서영춘 백남봉의 코미디 레코드를 듣고 그걸 친구들에게 얘기해주면서 웃겼다. 물론 그때 그것은 표절이었지만 얘들을 웃기면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그래서 코미디언이 되는 게 당연했다』

81년 서울예전 연극과 1학년 때 MBC 개그맨 콘테스트 1회 대상 입상자로 개그계에 첫 발을 들여놓았다. 이후 80년대 중반 「유머1번지」 「쇼비디오자키」 등을 통해 심형래 임하룡 김형곤 등과 함께 개그계의 황금기를 열었다.

88년 「남 그리고 여」에서 공연했던 팽현숙과 결혼, 최초의 개그 커플이 돼 또 한번 화제를 모았다. KBS 개그맨 시험에 친구를 따라왔던 팽현숙을 전유성과 함께 코미디언이 되라고 권유, 결국 팽현숙을 코미디언으로 만들고는 영원한 삶의 동반자까지 삼게 되었다.

91년 SBS가 개국하면서 개그맨들이 대거 SBS로 이동했고, 그도 그중 한 명이었다. SBS 초창기 개그맨들이 SBS를 먹여 살리는 주역이었고 그도 「꾸러기 대행진」 「좋은 친구들」의 MC로 주가를 높였다. 그는 『버라이어티 쇼가 부상하면서 본격 코미디 프로가 사양길에 접어든 게 아쉽다』며 『후배들이 더욱 노력해서 코미디 프로의 새로운 형식을 창조해 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5년간 진행하던 「좋은 친구들」의 MC를 그만두고 아내과 딸 하나(12) 아들 혁(7)과 함께 98년 7월 호주로 떠나 방송 공백기를 가졌다. 지난해 5월 다시 되돌아온 그는 요즘 개그하랴 사업하랴 바쁘다. KBS2 「쇼 행운열차」 「코미디 세상만사」에서 활동하면서 지난해 5월부터는 「새나라 치킨」 체인점 사업으로 정신이 없다. 『조만간 최양락, 건재하다는 것 보여드리겠습니다. 아자 아자 아자~』

■내가 본 최양락 /

같은 재료라도 음식 맛을 내는 데 차이가 있듯 최양락은 같은 대본이라도 대본의 맛을 잘 살리는 연기자다. 감동받은 적도 있다. 대사 한마디 한마디마다 코미디적 요소를 잘 짚어낸다. 대본 소화력과 연기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시트콤을 하면 잘 할 것으로 보인다. 같이 시트콤을 해 보고 싶기도 하다. 또한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무장돼 있고 실생활도 코미디적이다. 20여년 그렇게 자리를 지키는 것은 끊임없는 자기개발 덕택일 것이다.

■주요 출연 프로그램

87년 KBS2 「유머 1번지」의 「남 그리고 너」 「고독한 사냥꾼」

KBS2 「쇼 비디오자키」의 「네로 25시」

90년 KBS2 「유머1번지」의 「괜찮아유」

91년 SBS 「꾸러기 대행진」(2년간 MC 진행)

93년 SBS 「좋은 친구들」(5년간 MC 진행)

「코미디 전망대」의 「코미디 모의국회」

94년 SBS 「웃으며 삽시다」의 「슈퍼차 부부」

99년 KBS2 「쇼 행운열차」(진행중)

「코미디 세상만사」의 「어촌일기」(진행중)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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