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금융시장의 움직임이 불안하다. 올 개장 첫날 종합주가지수 1,050을 돌파했던 주가는 그후 연3일 하락세를 지속해 110포인트 이상 떨어졌고, 시중 자금흐름은 초단기화하면서 실세금리는 두자릿수로 상승했다. 환율도 하루 최고가와 최저치 차이가 한때 16원에 달하는 등 심하게 요동치고 있다.주가 폭락은 세계 증시의 동조화가 두드러진 가운데 미국 증시의 급락에 따른 결과라고 하지만, 하루 변동폭이 100포인트를 넘어서는 등 출렁임이 너무 심하다는데 문제가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외부 충격에 훨씬 민감하고, 자칫 한꺼번에 무너져 내릴 우려가 있을 만큼 국내 증시 기반이 허약하기 때문에, 미국 증시의 움직임이 실제 이상으로 확대 재생산돼 국내 증시를 심리적 공황상태로까지 몰고 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증시의 거품을 제거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증권당국은 이번 주가폭락을 단순히 동조화 현상에 따른 불가피한 것이라고 가볍게 보아서는 안된다. 그동안 기업의 가치나 향후 발전 가능성보다 단지 첨단업종이라는 사실만으로 과대포장된 주가가 제자리를 찾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저금리·저물가를 유지하기 위해 원화가치 상승은 어느 정도 용인한다는 방침이고, 환율이 하락해도 최근 일본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수출과 경상수지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상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의문이고, 급격한 환율변동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이제는 환율변동을 뒤따라가는 대증요법보다는 외환시장 기반 확충, 수급여건 개선, 효율적인 외환정책 등 환율을 관리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와 함께 현상황에서 저금리가 불가피한 것이라면 인위적인 저금리 유지정책의 부작용을 최소화함으로써 금융시장 왜곡을 최대한 막아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