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파크, 네이버, 쏠리테크, 한국통신 정보기술 …. 이들은 대기업 사내벤처로 출발, 지금은 내로라하는 벤처기업으로 성장한 업체들이다. 아이디어와 기술력 하나만으로 시작했지만 이제 웃돈을 얹어 주고도 투자하기 어려운 「귀한 몸」이 됐다.이처럼 사내벤처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자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이 사내벤처 출신 벤처기업에 쏠리고 있다. 어떤 기업은 액면가 50배의 프리미엄을 받고 자본을 유치하는가 하면, 투자 희망자가 너무 많아 거절하느라 애를 먹는 벤처도 있다. 사내벤처는 철저한 사업성 심사과정을 거쳐 선정되는데다, 모기업의 후원을 받기 때문에 성공 확률도 그만큼 높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
한국통신 연구개발본부 주영천과장은 『사내벤처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은 많지만 엄격한 심사를 통해 30%정도만 선정된다』며 『최근들어 벤처기업이 각광을 받자 일반투자자들의 투자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사내벤처는 96년 데이콤이 2개를 창업한 것이 효시. 전자상거래 전문업체로 지난해 코스닥 열풍의 중심에 있었던 인터파크와 인터넷 고객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원카드시스템즈가 이 때 탄생했다. 그후로 한국통신, 삼성SDS, 삼성SDI, 고합, 하나로통신 등 대기업에서 30여개의 사내벤처가 태어나 절반가량이 모기업에서 독립,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한국통신의 경우 98년11월 쏠리테크 등 2개를 설립한 뒤 현재까지 모두 17개의 사내벤처가 생겼으며, 이중 14개는 독립법인으로 떨어져 나갔다. 세계 최초로 이동통신용 직렬형 광중계기를 개발한 쏠리테크(대표 정준·37)는 기지국 설치비용을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장점을 인정받아 설립 첫해인 지난해 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국기술투자와 한국IT벤처투자조합으로부터 액면가의 10배로 자본을 유치하기도 했다.
전자지도 서비스로 지난해 30억원의 매출을 올린 한국통신정보기술(대표 김성룡·46)도 액면가의 10배로 현대투신운용에서 자본을 유치했으며, 올해에는 코스닥 등록을 추진할 예정이다.
삼성SDS 사내벤처에서 독립한 네이버(대표 이해진·33)는 인터넷 검색엔진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한국기술투자로부터 주당 30만원에 100억원의 자본을 유치했다. 액면가의 50배이상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그러나 사내벤처라고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오히려 모기업의 보호막을 벗어나 냉혹한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지 시간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SDS 전략기획팀 이건섭과장은 『벤처의 기본은 기술력이지만,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마케팅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벤처분야는 자고나면 새로운 경쟁자들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조금의 방심도 용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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