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 업계에 「빅뱅」 회오리가 몰아치고 있다.주요 업체들이 PC통신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종합 인터넷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가운데 업체간 인수·합병 및 분사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태풍의 눈, 나우콤의 향방
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나우콤(서비스명 「나우누리」)의 새 주인이 누가 될 것이냐다. 나우콤의 최대주주인 한창은 지난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지분 51% 전량을 매각키로 했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는 두루넷과 데이콤. 초고속 인터넷서비스 업체인 두루넷은 PC통신의 풍부한 컨텐츠(내용물)와 강력한 회원 커뮤니티를 결합, 인터넷업계 선두주자로 부상한다는 계획아래 지난해 말부터 한창측과 물밑협상을 벌여 거의 성사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데이콤이 인수전에 가세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데이콤 노순석(盧淳碩)홍보이사는 『아직 공식 의사타진은 하지 않았지만 인수의사를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데이콤이 나우누리를 인수할 경우 천리안의 최대 취약점인 젊은 계층을 회원으로 확보할 수 있을뿐 아니라 수적으로도 「부동의 1위」를 굳힐 수 있게 된다. 이밖에 전자상거래업체인 한국정보통신과 한국통신 하이텔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창이 제시한 최저 매각 가격은 주당 액면가(1만원)의 4,5배. 한창 관계자는 『1월중 매각을 마무리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리안 - 채널아이 통합되나
데이콤이 이달초 LG그룹 계열사로 정식편입됨에 따라 천리안과 LG인터넷 채널아이의 통합 문제도 수면위로 떠올랐다. LG측은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장기적으로 통합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할 경우 가입자수에서 절대적으로 열세인 채널아이가 천리안에 흡수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 그러나 채널아이가 천리안과 달리 인터넷기반의 통신 서비스인데다 브랜드 인지도도 있는 만큼 당장 통합하기 보다 회원과 서비스를 공유하는 과도기를 거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데이콤은 항간에 떠돌고 있는 천리안 분리설에 대해 『주력사업인 천리안을 분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력 부인했다.
■PC통신 사업 분사 움직임
삼성SDS는 지난달 초 「유니텔」과 별정통신서비스 「유니웨이」를 분리, 독립회사로 출범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분사 절차를 진행중으로, 이르면 내달중 독립법인이 설립될 예정이다. 유니텔은 이와함께 인터넷 기반으로 전환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다.
SK텔레콤도 「넷츠고」와 쇼핑몰 「해피투바이」등 유선인터넷 서비스를 관장하는 정보사업부의 분사를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은 유·무선 통합 움직임을 대세로 보고 현 체제 유지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조직 비대화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아 장기적으로 분사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넷츠고와 별도 브랜드로 인터넷 포털서비스를 준비중이고, 웹 호스팅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센터 구축도 추진중』이라면서 『사업 확장에 따라 인터넷사업 부문의 분리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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