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 첫날 안방 시청자들은 경이로운 체험을 했다. 일출의 장엄한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안방에 수천, 수억년 전의 공룡들이 살아 돌아왔다.영국 BBC와 미국 케이블 다큐채널 디스커버리, 일본 아사히 TV 등이 2년여에 걸쳐 공동제작한 30분물 6부작 다큐멘터리 「공룡대탐험」은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 「쥐라기 공원」 이상의 재미와 감동을 주었다.
1일 낮 12시 20분에 방송된 1편 「새로운 생명」은 2억 2,000만년 전 삼첩기 공룡 탄생의 비밀을 파헤쳤고, 2편 「화려한 지배자」에서는 1억 5,000만년 전인 쥐라기 후기 공룡들의 전성시대가 그려졌다. 2일 방송된 3편 「잔인한 바다」에서는 거대한 상어가 바닷가에 서성이는 공룡을 잡아먹는 장면이 펼쳐졌고, 4편 「하늘의 제왕」에서는 익룡들의 생태가 그려졌다.
첨단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된 공룡들의 모습은 마치 지구상에 실제 살아 있는 동물처럼 실감나게 재현됐다. 트리테라톱스, 스테고사우루스, 이구아노돈, 티라노사우르스 등의 공룡들이 걷고 뛰고 서로 으르렁대는 장면은 생생함을 뛰어넘어 신비롭기까지 했다. 제작비 120억여원이 아깝지 않은 화면들이었다.
BBC는 살아 숨쉬는 공룡의 모습을 담기 위해 100여명의 전문가를 동원했다. 공룡연구가, 고대 식물학자, 고대 곤충학자, 지질학자, 공룡배설물 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을 얻었다. 또 당시의 자연환경을 담기 위해 전세계를 샅샅이 뒤지고 다녔다. 칠레의 원시림에서 나무 고사리를 찾아 뉴질랜드로, 다시 아메리카 삼나무가 있는 캘리포니아로.
이런 노력의 결실로 지난해 10월 영국에서 방영 당시 영국 전체 인구의 4분의 1인 1,300만명이 시청(시청률 51%)하는 기록을 세웠다.
KBS1이 9일 오전 10시 10분에 방송할 5편 「얼음숲의 영혼」은 1억 600만년 전 겨울이 되면 해가 떠오르지 않아 모든 것이 얼어붙는 기후 속에서의 공룡들의 생활을 그리고 이어 바로 방송되는 6편 「공룡왕국의 최후」는 6.500만년 전 백악기 후기 공룡들의 최후를 담는다.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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