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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자 법문] 상극의 윤리서 상생보은 윤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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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자 법문] 상극의 윤리서 상생보은 윤리로

입력
2000.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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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세계가 떠들썩하게 밤을 새워가며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는 행사들이 있었다. 세계 각국이 마치 약속이나 한듯이 화려한 불빛과 웅장한 조형물을 설치하고 군중들은 제 나름대로 즐거워하며 환호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가고 오는 해가 별 날이 아니려니』 하고 애써 태연하려 하는 나 역시 마음이 들썩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난 지금의 내 자신을 들여다보면 가는 해가 별 날이 아니고 오는 해가 별 날이 아닌듯 지난 해나 새천년이 된 지금이나 마음 씀씀이는 여전하다.대부분의 사람들이 새 천년은 정보화시대, 사회 모든 분야에서 시민이 중심에 서는 시민사회, 문화시대라고들 말하며 지금까지의 우리 인류를 지탱해온 패러다임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거대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들 예견한다. 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기초하는 윤리는 무엇일까? 상생보은(相生報恩)의 윤리라고 말할 수 있겠다.

원불교의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일찍이 정신문명과 물질문명이 잘 조화를 이룬 「참문명 시대」의 도래를 예견하고 그 시대의 기반이 되는 윤리로 「상생보은의 윤리」를 말씀하셨다. 밤처럼 어두운 시대에서 대낮같이 밝은 시대로, 음시대에서 양시대로 변화함에 따라 우리 사회를 지배해온 「상극의 윤리」가 이제 상생보은의 윤리로 변화해가야 한다는 뜻이다.

지금껏 우리 사회에는 다른 사람을 딛고 일어서야만 나의 성공이 보장된다는 생각이 은연중에 만연해 있었던 것같다. 상극의 윤리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었다는 단적인 예이다. 그러나 이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제 분야에서 서로가 상대편에서 은혜를 발견하여 자리이타(自利利他)의 관계로 발전할 때 우리가 기대하는 새천년의 밝은 사회는 열릴 것이다.

화려하고 즐거웠던 새천년 행사의 여운이 아직도 남아있는데 내 스스로의 마음 씀씀이가 지난해나 새해나 여전할 걸 보니 뼈아픈 변화의 노력이 함께 할 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은 비단 나만의 것일까.

■정인성·원불교 서울교구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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