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발을 씻어드리고 느낌을 적어 오세요』 『가족과 함께 극본을 만들어 가족동화 테이프를 만들어 보세요』초·중학생들은 어른들은 상상하지 못할 기발하고 톡톡 튀는 방학숙제를 해결하느라 진땀이다. 전국 학생들이 모두 똑같은 교재로 쓰고 읽기만 하면 되던 과거와 달리, 방학숙제들이 발로 뛰고 몸으로 느끼게 하는 다양한 「체험학습」 과제물이 부쩍 늘어났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초등학교는 「발명해 보기」 「집안 일 한가지씩 하기」「친구 집에서 하룻밤 자기」등의 숙제를 냈다. 이 학교 박금은(朴錦銀·44)교육과정부장은 『친척집이나 친구집에서 하룻밤을 지내면서 어떤 일을 했는지, 무엇을 느꼈는지 써 보도록 하는 숙제에 아이들의 호응이 좋다』며 『핵가족화로 나밖에 모르는 요즘 어린이들에게는 더 없이 소중한 기회』라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 남현동 사당초등학교는 「자연의 소리 녹음」「우리 동네 낙서 벽보 지우기」「우리 동네 외래어 간판 조사하고 순 우리말로 바꿔보기」「우리 동네 지도그리기」「방학중에 일어난 10대뉴스를 기사로 혹은 방송뉴스로 만들어 보기」「내가 희망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 만나보기」등 50여개의 재미있는 방학숙제가 제시됐다.
중학교에서는 직업탐방 과제가 인기.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청중학교는 자신이 희망하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을 찾아 직업세계를 체험하는 숙제를 냈다. 김재섭(金在燮·49)교사는 『추상적으로만 갖고 있던 직업상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진로교육의 장』 이라고 말했다.
안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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