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사우스 파크(South Park)」(18세·워너브러더스)의 출시는 「비비스 앤 트헤드」의 출시에 맞먹는 사건이다. 애니메이션 주인공들은 지구를 위해 싸우거나 어린이 정서 함양을 위해 예쁜 짓을 하는 것으로 성격, 행동이 제한되어 왔다.「사우스 파크」나 「비비스…」의 어린 주인공들은 학교, 사회에 대한 반감을 끔찍한 욕설과 엉뚱한 행동에 싣는다. 「사우스 파크」의 스탠, 케니, 카일, 카트만은 「비비스…」의 주인공들보다 어린 초등학교 3학년 정도다. 머리와 몸뚱이가 1대 1 비율인 귀여운 아이들이 차마 옮기기 어려운 욕설을 퍼붓는데, 영어를 잘 알아듣지 못하는 게 이런 때는 위안이 된다. 물론 뚜렷한 주관을 갖고 욕설을 퍼붓는 건 아니다. 저속한 캐나다 영화를 보고 모방한다는 설정이다.
제작, 각본, 감독, 음악, 목소리 녹음까지 담당한 트레이 파커는 앤 머레이, 셀린 디온 같은 캐나다 출신 연예인은 물론 위노나 라이더, 브룩 쉴즈,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등을 뭉갠다. 특히 사담 후세인을 저승에 가서도 사탄과 동성애를 즐기는 사악한 인물로 그려, 후세인의 정책을 반대하는 이라도 동정을 금치 못할 정도다. 하기야 히틀러는 물론 간디, 사르트르도 지옥을 떠돌고, 빌 게이츠는 「윈도우 98」의 속도가 느리다는 이유로 총살당하는 판이니.
「사우스 파크」는 97년 8월 미국 유선 방송에 선을 보인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적대국으로 묘사된 캐나다에서까지 큰 인기를 끌었다. 캐나다인들은 마이클 무어의 95년 「캐나다 베이컨」에서도 너무 깨끗하게 잘 살고 있다는 이유로 공격당했지만 여전히 아량을 잃지 않고 있다. 아무튼 TV물은 귀여운 아동용 그림에 성인용 내용이라는 파격적 아이디어가 먹혀들어 99년 6월 극장용 영화 개봉에 힘을 보탰다. 17세 이하는 보호자를 동반해야 한다는 R 등급을 받았음에도 엄청난 흥행 성공을 거두었고, 인터넷 무비 데이터 베이스 투표에서도 10점 만점에 8점을 받았을 만큼 지지율이 대단하다.
감상포인트/재미와 비판을 넘어서 편견과 악의, 발칙함이 감지되는 이 영화에 환호하는 젊은이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기성 세대는 연구하는 심정으로 보아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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