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檀紀)연도의 기준은 양력인가, 음력인가. 2000년 새해가 시작되면서 단기도 4333년이라는 주장과 아직 설(양력 2월5일)이 지나지 않았으니 4332년으로 해야 한다는 논란이 끊이지않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부분 학자들과 연구기관은 양력을 기준으로 단기를 계산해야하고 따라서 올해는 단기 4333년이 맞다는 입장이다.지금까지 단기 연도는 새해가 시작되면 함께 바뀌는 것이 관행이었으나 서기 2000년에 2333년을 더하는 단기 표기가 올해는 뚜렷하게 드러나면서 정부기관과 언론사의 표기가 혼선을 빚은게 논란의 발단.
한국천문연구원 안영숙 역서(曆書)팀장은 『정부가 1961년 공식연호(국가표준역력)를 단기대신 서력기원으로 변경하면서 양력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2000년 1월1일부터 단기 4333년으로 표기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이 주장은 단기가 과학적인 근거에 비롯된 것이 아니라 상징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엄밀히 따지자면 단기는 개천절(10월3일)부터 시작해야 하지만 단군이 이날 건국했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점도 이같은 입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국가행사의 의전을 맡고 있는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단기 연도의 기준은 정부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면서도 『해가 바뀌면 단기연도도 함께 바뀌어 온 관행이 달라질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기상청 유상범(柳尙範) 공보관은 『단기는 민족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단군조선을 개국기원으로 인정한 것인만큼 과학적으로 논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한국외국어대 박성래(朴星來·과학사)교수는 『우리나라 고유의 새해는 설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단기는 음력으로 따져야 한다』며 『용띠 해도 실상은 설부터 기산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정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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