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불리 시장개입 못할듯한자릿수대 금리방어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의 저금리 고수방침에도 불구, 실세금리가 연초부터 두자릿수대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관계자들은 정부의 인위적인 금리억제 노력이 막다른 골목에 왔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두자릿수 고착되나
6일 자금시장에서 3년만기 회사채 수익률은 전날 두자릿수 돌파에 이어 또다시 오름세를 지속, 전날보다 0.03% 포인트 오른 연 10.08%로 마감됐다. 회사채 금리가 연이틀 두자릿수를 이어간 것은 대우사태가 진정국면에 들어간 지난해 9월말 이후 3개월여만에 처음이다. 국고채 수익률도 0.03% 포인트 상승한 연 9.14%를 기록했다.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정부의 입김에 의해 억눌려 있던 금리가 시장상황을 반영하기 시작하면서 금리가 제자리를 찾고 있는 결과』라고 분석하고 두자릿수대 금리를 대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무늬만 저금리
그동안 실세금리를 묶어놓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맡았던 채권안정기금은 『9조원의 매수여력이 있는만큼 시장여건에 따라 언제든지 채권매수에 나서겠다』는 입장. 그러나 채안기금은 이전과는 달리 금리가 연이틀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데도 팔짱만 끼고 있었다. 속사정이 있다. 시장관계자들은 채안기금이 이전처럼 적극적인 시장개입을 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상반기중 해체가 예정된 채안기금이 금리상승(채권값하락) 분위기가 굳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막대한 손해를 감수하고 무작정 채권을 사들이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한은의 「현행 금리 유지」 발표를 비웃기라도 하듯 실세금리가 일제히 상승곡선을 그은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의 저금리정책 의지표명이 「립서비스」차원에 그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판단이다. 금융연구원 최공필(崔公弼)박사는 『가파른 경기상승과 총선후 통화긴축 전망, 하반기 인플레압력 가시화 등 금리상승요인을 무시한 채 내놓는 정부의 말뿐인 저금리정책은 시장상황을 오히려 더욱 꼬이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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