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식음을 전폐하며 주식에만 몰두,_수업수강으로 시작해 전문서적과 인터넷을 검색하며 날밤 새기 일수, 증권
관련 수업은 초만원 사례
_모의증권투자로 감각익히고 아르바이트 돈 모아 실전투자, 소액투자 대부분
이지만 수천에서 억까지 굴리는 큰손들도 다수 활동
_실물경제 관심도 좋지만 한탕주의 우려도 커
「스톡홀릭 족(Stock-holic 族)」. 만사 제쳐두고 주식에만 매달리는 대학생들을 지칭하는 신조어다. 이들은 최근 화제로 등장한 대학생 투자가 박정윤(朴廷胤·27·고려대 일문 4)씨처럼 인정받아 돈과 명예를 잡아보겠다는 것이 꿈이다. 스톡홀릭의 입문은 수업과 신문 등을 활용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1학기 중앙대 인터넷 강의「증권투자의 이해」에는 1만3,000여명이 몰렸고 성신여대 「증권시장」과목도 2학기 수강생이 전학기의 두배에 이르는 등 각 대학 주식관련 수업은 만원사례였다. 컴퓨터 실습실도 인터넷으로 주식시세를 검색하는 학생들로 빈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증권사나 교내에서 벌어지는 사이버 모의투자에 참여해 실전감각을 익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수련과정이다. 아울러 실전에 필요한 「군자금」마련을 위해 과외 등 아르바이트로 목돈을 마련하고 부모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적지않다. 대학가 증권객장에는 이른 시간부터 주식 시황판을 살피는 학생고객으로 붐빈다. 신촌에 위치한 H증권 관계자는 『대학생들이 한달 평균 15-20건 정도 신규계좌를 개설하고 있다』며 『100만원 내외의 소액투자가 대부분이지만 수천만원이상을 굴리는 「큰 손」도 다수 활동한다』고 밝혔다. Y대 서모(26·경영4)씨는 『상경계 학생 40%정도가 크건 작건 주식시장에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올 초 아르바이트로 번 돈 200만원으로 시작해 2,000만원까지 불린 H대 최모(26·무역4)씨는 『내 경우는 여유 시간만을 이용해 주식투자를 하지만 이른바 「꾼」들로 불리며 주식에만 매달리는 친구들은 5,000만-1억원까지 돈을 굴리기도 한다』며 대학가 주식열풍을 설명했다. 최씨는 또 『80년대 마르크스를 논해야 대화가 통했듯이 지금은 주식을 논해야 대화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심지어 일부 학생들은 등록금마저 주식투자에 털어넣기도 해 주변의 우려를 낳고 있다.
이제 방학을 맞이한 스톡홀릭족은 본격적으로 투자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연세대 김지홍(金志鴻·경영대학원 교학부장)교수는 『학생시절부터 실물경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일단 긍정적이지만 「누가 얼마 벌었다더라」는 말에 휩쓸려 충동적으로 뛰어들 경우 「한탕주의」로 전락할 가능성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주훈기자
june@hk.co.kr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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