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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썰매 타고 추억을 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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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썰매 타고 추억을 지친다

입력
2000.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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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등이 얼어터지는 줄도 몰랐다. 꽁꽁 언 논바닥이나 방죽에 나가면 해거름이 되어서야 돌아와 몸을 녹였다. 겨울이 끝날 때 쯤이면 두꺼웠던 철사날은 닳아서 납작해져 있었다.누구나 갖고 있는 얼음썰매의 추억. 그러나 이제 눈썰매의 그늘에 가려 얼음썰매를 지치는 아이들을 구경하기란 쉽지 않다. 이미 「전통썰매」라는 박물관식 용어가 붙어있기도 하다.

중력을 이용해 비탈을 흘러내리는 눈썰매와 달리 수평인 얼음 위에서 지치는 얼음썰매는 스스로 동력을 내야한다는 점에서 눈썰매보다 역동적이다.

좌우 회전은 물론 180도 턴등 눈썰매에 비해 기교도 다양하다. 특히 회전이 자유자재인 외날썰매는 엄청난 속도감과 스릴을 즐길 수 있다. 눈썰매보다 안전해 남녀노소 누구나 겁을 내지 않고 탈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제 그 얼음판의 추억을 아이들에게 전해주려면 놀이동산등 「특별한 시설」을 찾아야 한다. 모든 아빠가 훌륭한 강사의 자격을 갖고 있다.

경기 용인의 한국민속촌(0331-283-2106)은 꾸준히 전통썰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곳. 300여평의 논썰매장과 3,000여평의 개천썰매장을 열어놓고 있다.

썰매의 종류는 전통적인 쇠날 얼음썰매. 1인용부터 3인용까지 크기도 다양하고 숙련자를 위한 외날썰매를 마련해놓고 있다. 초등학생 이상이면 1인용을, 스스로 지칠 힘이 없는 어린아이와 함께 타려면 2, 3인용이 적당하다. 소나무와 대추나무로 만든 팽이로 팽이치기를 즐길 수 있으며, 가오리연 방패연등 다양한 연날리기도 함께 할 수 있다.

서울랜드(02-504-0011)는 1일 얼음썰매장을 열었다. 베니스무대 뒷편 호수 500여평이 완전히 얼었고 150세트의 얼음썰매를 준비했다. 썰매와 보안용 안경, 나무팽이등 풀세트를 2,000원에 대여한다.

경기 포천의 산정호수(관리사무소 0357-533-4080)는 빙상레포츠의 천국. 오래전부터 낚시가 금지된 이 곳은 아이스하키등 빙상선수들의 동계훈련장으로 사용되곤 했다.

워낙 추운 곳이어서 7만5,000평의 넓은 수면이 완전히 얼기 때문에 썰매로 크로스컨트리를 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산정호수는 국민관광지이기 때문에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한다. 유원지 상가 주민들이 썰매나 스케이트를 5,000원에 빌려준다. 일영유원지와 장흥, 일산 등 서울 근교에도 강이나 논에 얼음썰매장을 만들어 영업하는 곳들이 있다.

춘천의 집다리골자연휴양림(0361-243-1442)은 가족들이 휴식과 함께 다양한 레포츠를 경험할 수 있는 곳. 휴양림 내 호수를 얼음썰매장으로 만들었다.

특히 이 휴양림은 11월부터 1월말까지 수렵장을 열고 있어 사냥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세종호텔(02-779-5555)은 이 곳 썰매장을 이용, 초중고생에게 썰매·스키·빙어낚시등 전통적인 레저와 현대적인 레저를 고루 경험하게 하는 겨울캠프를 12~14일 개최한다.

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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