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기업은 지난달 16일 조회공시에서 인터넷사업 진출설 등을 검토한 바 없다고 공시했다. 그 때까지 주가는 6일 상한가를 포함, 10일간 상승해 11월30일 1만 5,300원에서 4만 1,050원으로 올라 있었다. 공시가 나가자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보다 앞선 10월27일 1만4,500원하던 엘렉스컴퓨터의 주가는 8일간 상승하며 11월8일 3만200원을 기록했다. 인터넷사업 진출과 액면분할설이란 호재 덕분이었으나 9일 회사측은 이를 부인했고 주가는 속락했다.최근 인터넷사업에 진출한다는 소문만 돌면 묻지마 투자가 성행하고 있다. 작전세력의 메뉴에도 단골로 올라, 증권거래소가 루머를 확인하기 위해 관련기업에 요구한 조회공시는 12월에만 10여건에 이른다. 그러나 해당기업의 루머부인-주가하락의 사례가 반복되면서 투자자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물론 인터넷 사업진출은 주가를 밀어올리는 역할을 해 하이론코리아는 지난달 6일 전자상거래 진출을 결의한 전후 5일간 상한가를 기록했다. 미 나스닥시장에서도 99년 업종별 주가상승을 보면 그 전년에 비해 컴퓨터과 인테넷주가 105% 상승, 정보통신주의 104%, 바이오칩의 101% 상승률을 넘어섰다.
그러나 기업들이 너나없이 이 사업에 진출하면서, 주가관리를 위한 무늬만 인터넷인 기업도 생겨나 투자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기업들이 동원하는 깃발꽂기의 주된 방법은 「인터넷사업 진출결의」「인터넷사업부문 확대」「인터넷기업과 전략적 제휴」「인터넷기업에 출자」등 다양하다. 이로 인해 공시가 나가면 「재료」가치가 없어져 주가에 영향을 주지 못하거나 오히려 내려가는 현상을 보여 옥석구분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진은 지난달 23일 인터넷 쇼핑사업을 위해 골드뱅크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며 시중루머를 확인했다. 그러나 재료가치가 있는 핵심내용이 빠진 탓에 주가는 하루 반등하는 효과에 그쳤다. 범아종합경비는 홈TV인터넷과 인터넷시스템 공동개발 협정을 11월30일 체결했다. 이전 4일간 상한가를 기록하며 4만9,800원까지 오른 이 기업의 주가도 관련 공시가 나가자 결국 2만7,750원까지 떨어졌다. 한 기업의 주식담당자는 『지금 인터넷 사업에 진출하지 않으면 오히려 주가가 떨어지는 역차별을 받을 수 있어 미미한 수준에서도 공시를 낸다』며 고충을 말했다.
신한증권 이정수연구원은 『인터넷사업은 작년 중반만 해도 희소성으로 인해 호재였으나 지금은 당연히 해야 하는 부문이 됐다』며 『그런 만큼 지금은 무조건 투자할 호재거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요령으로 현재 인터넷사업을 하고 있는지, 이 사업으로 매출이 생기고 있는지 확인할 것을 조언했다.
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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