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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교도소정치범 처형주변] 4·3사태 관련자 포함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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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교도소정치범 처형주변] 4·3사태 관련자 포함 주장도

입력
2000.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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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발발 직후 대전교도소에 수감중이던 정치범 1,800명이 대전 동구 낭월동 뒷산에서 학살됐다는 이야기는 이 지역 주민들 사이에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60-70대 노인들은 『전쟁이 터진 뒤 며칠 안돼 헌병으로 보이는 군인들이 트럭에 사람들을 포개어 싣고와 길게 판 구덩이를 따라 일렬로 앉히고 등 뒤에서 총을 쏴 처형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용준(75)씨는 『아직도 나서서 목격담을 증언하려는 사람들이 없어 진상규명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4·3사태 관련 단체와 유족들도 6·25 때 처형된 정치범중에는 4·3사태 관련자들도 포함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 4·3유족회 박창옥회장은 『당시 정치범을 대상으로 총살을 했다면 4·3 관련 피해자도 포함됐을 것』이라며 유족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시 제주에서 체포된 피해자들 대부분이 부산과 광주 등지의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광주·대구·대전형무소에 수감됐으며 전쟁이 끝난 뒤 상당수가 실종 처리됐다.

한편 대전 중구 목동 당시 대전감옥소 부지는 83년 대전교도소가 대전 외곽으로 이전하면서 민간에 매각돼 아파트 단지 등으로 바뀌었다. 또 일부 부지에는 자유총연맹 대전시지회 회관이 들어섰으며, 인민군이 퇴각하면서 수감자 1,300여명을 집단학살하고 수장(水葬)시킨 것으로 전해지는 대형 우물과 망루는 반공사상 고취 차원에서 보존되어 있다.

국내 학계는 이도영박사의 문건에 대해 『구전으로만 알려진 「한국전 개전초기 정치범 대량학살」에 대한 최초의 구체적 물증』이라며 의미를 높게 평가했다. 1950-51년 대전을 비롯한 경기 이남지역에서 대량의 정치범 학살이 자행됐다는 사실은 그간 학계에서 간간이 논의돼온 사실이지만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기록이나 사진이 발견된 적은 없다. 학살된 정치범들은 대부분 「국민보도연맹(國民 保導聯盟)」 관련자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보도연맹은 반공을 표방한 이승만정권이 남로당 추종자 및 일제치하 사회주의 운동가들의 관리를 위해 49년 6월 조직한 어용단체. 당시 정부는 단체 가입자에겐 사상적 면죄부를 부여한다고 했지만, 전쟁 직후 곧바로 블랙리스트로 분류돼 숙청대상 0순위가 된 비운의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6·25당시 대전교도소가 있던 터. 지금은 아파트숲 등으로 변했다. 왼쪽의 우물은 인민군이 수감자를 집단 수장시킨 곳으로 알려져 보존되어 있고 바로 오른쪽은 반공애국지사영령추모탑.

■추미애의원 "4.3관련자 일부 대전형무소 수감가능성"

국민회의 추미애(秋美愛)의원은 5일 6·25전쟁 초기 전국에서 사상적으로 불온시된 인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예비검속이 이뤄졌으며 형무소 등에 수감된 정치범 등에 대한 처형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추의원에 따르면 경찰 주도로 예비검속을 하는 과정에서 사적인 감정이나 무고로 억울하게 연행된 경우도 적지 않아 당시 검찰은 전국 경찰에 억울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시하는 특별 훈령을 내려 보내기도 했다.

추의원은 그러나 제주도에서는 4·3사태의 여파로 이같은 검찰의 지시가 특히 통하지 않았으며 4·3사건과 관련해 재판을 받고 풀려난 사람들을 포함해 무고한 양민이 대거 검거됐다고 밝혔다.

추의원은 『이때 검속된 제주도민들의 행방에 대해서는 모두 바다에 수장됐다는 설과 육지의 감옥에 수감됐다는 설들이 있지만 정확하게 확인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대전형무소에 일부가 수감됐을 수 있고 예비검속자의 일부도 대전 형무소로 보내졌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를 증명할 자료는 없다는 것이다.

한편 추의원은 예비검속된 후 행방불명된 인사들의 명단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추의원은 『이 명단은 이도영박사가 제주도의 한 주민으로부터 입수해 넘겨준 것으로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아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기가 어렵다』면서 『아직 공개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추의원은 4·3사건진상조사특별법 제정에 따라 국무총리실 산하에 설치될 조사위원회에 이 명단을 넘길 방침

이다. 이계성기자

wk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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