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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2000] '이미지 속닥속닥' 큐레이터 최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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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2000] '이미지 속닥속닥' 큐레이터 최금수

입력
2000.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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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서남미술관 큐레이터 최금수(33)씨의 이름을 알고 있다. 큐레이터로서의 명성 때문만은 아니다. 하루에도 서너번씩 뜨는 미술계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보내고 있는 그의 이메일 아트 매거진 최금수의 「이미지 속닥속닥」을 받아본 덕분이다.『2,800명 정도의 회원에게 저의 메시지를 띄우죠. 미대 교수, 화랑의 큐레이터, 미술을 전공하는 학생이 대상입니다. 하지만 발송대상자의 60% 이상은 여의도 증권가의 직장인들입니다』

인사동이나 청담동 화랑가와는 완전히 다른 증권가 여의도라는 독특한 지역공간의 미술관 큐레이터로 일한 지 5년째. 미술계의 중심부에 들어섰다고 말하기엔 이르지만, 「형상미술」의 전도사로, 이 메일 아트 매거진이라는 새로운 분야의 개척자로 미술계의 새 흐름을 개척하고 있다.

그가 웹진을 창간한 것은 지난해 8월. 『IMF로 제가 몸담고 있는 미술관이 존폐위기 문제가 나올 정도로 한창 어려웠을 때, 실직하더라도 사람들과의 소통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만들었지요』 서남미술관 전시회의 홍보를 위해, 미술전문지 가나아트의 기자(1993~1995년)로 일하며 쌓아 온 매체에 대한 애착으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메일 매거진은 뜻밖에 큰 호응을 얻었다. 일부 미술관에선 여기에 전시회 홍보를 해달라 요청해왔고 해외 유학생들은 독일어, 일본어판 메일 매거진도 만들자고 자청했다.

1,000명 정도로 시작했던 독자 수도 2,800명 정도로 불어났다. 올해엔 이 메일 매거진으로 문예진흥기금 지원까지 받게 됐다. 지원금을 받으면 디지털카메라를 구입, 미술인들의 자연스런 모습을 담아 메일로 발송한다는 계획. 인터넷에 올려진 서남미술관의 전시 그림들은 여의도 직장인들의 인터넷 바탕화면으로도 즐겨 이용된다.

그가 「속닥속닥…」에 작가들의 전시회를 올리기 전 제시하는 조건은 딱 한가지. CD롬으로 작가의 도록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미지 뱅킹을 위해서다. 올해안으로 작가 1,000명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메일 매거진만 그가 열정을 쏟는 분야는 아니다. 1년 미술관 예산이 고작 8,000만원밖에 안되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지난 한해 그는 12차례의 전시회를 통해 형상미술이라는 장르를 미술계에 드러내는 데 애썼다. 『동시대성, 지역성이란 두가지 조건을 결합, 형상미술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도 아우르는 넓은 의미의 미술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재야작가들만 다룬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는 자신이 발굴해낸 김정욱 박은영 이김천(이상 한국화), 연영석 유영호(이상 조각), 최지안 김상우(이상 회화) 작가들이 속속 미술계 중심부로 편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1980~1990년대가 창작 작가들의 시대였다면 2000년은 향유자의 시대』라면서 과거 미술계를 움직였던 세개의 축 , 즉 화상(畵商), 학계, 저널 대신 이젠 보는 사람의 시대로 바뀌어야 할 때라고 주장한다. 인사동의 「미술적」 분위기에 주눅 들려 그림 앞에서 한마디 말도 못꺼내는 관객들 대신 「이런 그림 나도 그리겠다」고 스스럼없이 발언하는 여의도 관객들을 만나는 것도 그에겐 기쁨이다. 송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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