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 비올라. 참 다정한 이름이다. 올라는 스페인어로 「안녕」이란 인사말이다. 올라 비올라 사운드의 창단 연주회(12월 30일 서울 영산아트홀)는 이름처럼 포근하고 다정했다. 연주가 끝났을 때 무대 위 연주자나 객석 손님들의 입가엔 미소가 번졌다. 흐뭇하고 행복한 밤이었다.올라 비올라 사운드는 19-29세 젊은 연주자 20명의 비올라 앙상블이다. 비올라만의 앙상블이 처음 있는 일이라, 어떤 소리일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공연 1부는 클래식, 2부는 가요를 포함한 아주 친숙한 곡들로 했다.
1부 첫 곡은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 바이올린처럼 찌르거나 첼로처럼 어두운 정열을 감염시키지 않는, 비올라의 부드러움이 마음을 적셨다. 네 파트로 나뉜 비올라 소리는 서로 감싸며 스며들었다. 그것은 비발디의 「4대의 비올라를 위한 협주곡」에선 쾌활함으로, 이영조의 「하늘천 따지」에선 익살로, 보웬의 「4대의 비올라를 위한 환상곡」에서는 꿈결같은 아름다움으로 다가왔다. 비올라 소리가 이렇게 멋진 것이던가.
2부는 즐거운 깜짝 무대였다. 연주자들은 흰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등장했다. 따뜻하거나 차거운 느낌의 여러 색깔로 조명을 바꿔가며 구노의 「아베마리아」, 생상의 「백조」,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 김광진의 「마법의 성」, 김광민의 「보내지 못한 편지」, 팝송 「오버 더 레인보우」 「타임 투 세이 굿바이」 등을 들려줬다. 젊은 연주자들의 싱싱한 활기는 그대로 객석에 전염됐다. 멋지게 편곡된 「사랑하기 때문에」를 들으면서 어느 순간 마음이 소리없이 무너졌다. 비올라, 참 응큼한 악기구나. 은근하게 스며들어 모르는 새 마음을 무너뜨리는, 저항하기 힘든 매력을 지녔구나.
비올라 앙상블이라는 전혀 새로운 형태를 첫 선 보이기까지 지휘자 강창우나 단원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지 충분히 짐작되는 무대였다. 더 기분좋은 것은 경쟁으로 삭막한 음악동네에서 이처럼 여러 연주자가 한 마음이 되어 더불어 연주하는 풍경이다. 관객을 배려해 세심하게 연주곡을 고른 것도 마음에 든다. 이런 프로그램이라면, 서울에서 한 번 하고 말 게 아니라 지방 순회도 하고 특히 청소년음악회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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