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지난해 말 헌법재판소의 「군필자 가산점」 위헌판정으로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가뜩이나 부족한 남자 교원수가 더욱 줄어들게 돼 교단의 성비불균형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 때문이다.99년 4월 현재 서울의 초등학교 교원 수는 2만4,299명. 이 가운데 여교사의 수는 1만8,389명으로 전체의 75.7%나 된다. 신규임용 교사중 여교사의 비율은 이보다 더 높아 지난해 서울에서 신규임용된 초등교사 1,467명중 여자는 1,270명으로 전체의 86.6%에 달했다.
남자교사의 부족이 「교단의 여성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교육부로서는 남자에게 「혜택」으로 작용할 수 있는 군필자 가산점제도가 갑자기 사라져 더욱 풀기 힘든 숙제를 안게 된 셈이다.
지금까지 군필자들이 교원공채시험에서 받은 가산점은 성비불균형이 가장 심한 초등교원의 경우 173점(가산점 포함) 만점에 5점이다. 0.1점으로 당락이 갈리는 교원공채시험에서는 엄청난 점수. 서울시교육청 교원정책과 장영익(張永益·6급)씨는 『초등교원의 경우 남자는 가산점을 받고도 최종합격자의 20%만을 차지해 왔다』며 『가산점이 없어지면 남자 합격자 수는 10% 안팎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교원공채시험에 응시한 김상효(金相效·30)씨는 『교원공채시험은 일반 공무원시험과 달리 여성 합격자의 비율이 훨씬 높은 시험』이라며 『군필자 가산점까지 없어져 남자는 교사되기가 더욱 어려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부 정재현(鄭載鉉)사무관은 『헌재의 판정으로 이전부터 지적돼 온 남자교사 부족문제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높아져 당혹스럽다』면서도 『이에 대한 보완책은 또다른 성차별 논란의 소지가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김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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