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찬 날개 짓을 하는 황새의 모습을 농촌 언저리에서 자주 보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 한국교원대 황새복원연구센터 박시룡(朴是龍·47·생물교육과교수)소장의 황새복원 노력이 결실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박소장은 우리나라 대표적 텃새였으나 최근 자취를 감춘 황새를 되살리기 위해 외국에서 황새를 들여와 인공번식에 힘을 쏟고 있다. 박소장은 황새 개체 수를 늘린 뒤 전국 곳곳에 황새 마을을 조성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우선 내년 중 충북지역에 황새 공원을 만들기로 하고 청원, 음성, 옥천 등지를 대상으로 후보지를 물색 중이다. 황새를 자연에 돌려보낼 때를 대비해 현재 사육장에서 기르고 있는 황새에게 자연 적응력을 키워주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박소장의 「황새 사랑」이 시작된 것은 94년 국내 한 마리뿐이던 「과부 황새」가 농약중독으로 죽은 직후. 당시 한 방송국의 황새 관련 자연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하면서 남다른 관심을 갖게 된 그는 『이 땅에 황새를 되살리는데 평생을 바치겠다』고 결심했다.
학교측의 도움으로 교내에 황새 사육장을 마련한 그는 러시아와 독일 등지서 황새를 들여와 인공번식에 정성을 쏟았다. 올들어서는 일본에서 황새알을 기증받아 국내 최초로 인공부화에 성공했다. 현재 400여평의 사육장에는 10마리의 황새가 박소장의 보살핌 속에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박소장은 황새 사육을 『아기 기르기나 다름없다』면서 강의 중간에 어려운 짬을 내 황새 돌보기에 여념이 없다.
운동장에서 날아 온 공에 놀라 황새 한마리가 죽었을 때는 마음이 아파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한 적도 있었다.
『황새 되살리기의 궁극적인 목적은 파괴된 생태계를 되찾자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그는 황새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96년부터 「황새 사랑회」를 결성하고, 소식지를 만들어 1,000여명의 회원에게 배포하고 있다.
박소장은 『황새가 못사는 환경에선 사람도 살 수 없다』고 단언하면서 『황새 살리기가 오염된 생태계를 복원하는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한덕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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