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밀레니엄이 열렸다. 첨단기술 정보통신 디지털 등 장밋빛 미래를 약속하는 것들이 현란하게 사람들을 사로잡는다.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이 빠져있다. 바로 인간의 생명이다. 첨단 테크놀로지도 디지털도 결국은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
인간 생명의 시작인 잉태에서부터 출산을 다룬 SBS 「생명의 기적」은 생명의 존엄성을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한 다큐멘터리다. 8일 1회를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 세차례에 걸쳐 방송하며 탄생문화에 대한 비판과 방향을 제시한다.
1년여의 제작기간이었다. 박정훈 PD의 설명. 『잘못된 편견으로 우리의 출산문화가 왜곡돼 있다. 이때문에 섭외도 어려웠다. 하지만 연예인 암환자 에이즈감염자 고령산모 등이 생명의 존엄성 조명이라는 취지에 공감, 1년여의 밀착취재를 할 수 있었다』
1부 「탄생의 혁명이 시작되다」에선 뮤지컬 스타 최정원(30)씨의 한국 최초수중분만 과정을 공개, 우리의 병원 출산문화가 잘못됐다는 점을 지적한다. 우리나라 분만실은 여성만이 고통을 전담하는 현장이다.
미국 일본 몽골의 가정분만, 러시아의 바닷속 분만, 미국 존 레드클리프 병원 등 취재를 통해 분만은 전가족의 축복의 장이라는 것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최씨는 『수중분만은 걱정도 컸지만 남편과 함께 한 출산은 큰 기쁨이었다』고 말했다.
편견과 무지, 정보·교육 부재로 하루에도 수백명의 태아들이 죽음으로 내몰리는 잘못된 현실의 비판이 2부 「두려움 없는 탄생」(15일 방송)에서 제시된다.
자궁경부암 환자로 대학병원에서 권한 자궁적출 수술을 거부하며 『아기를 포기하느니 차라리 내가 죽겠다』며 출산에 성공한 삼영춘(32)씨와 『에이즈 감염자도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태아의 생명을 포기하지 않은 최모(28)씨.
두 여성의 출산은 정보와 산전 교육이 제대로 제공되면 소중한 수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이밖에 하반신 없는 미국 콜로라도 로즈마리씨의 출산, 자궁 안에서 24주에 나와 폐종기 수술을 받고 다시 자궁 안으로 들어가 6주 뒤 건강하게 태어난 미국의 출생 사례 등도 보여준다.
의사들이 권한 제왕절개를 거부하고 태교에 힘쓰며 자연분만에 성공한 44세의 고령 초산모 정미자씨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3부 「태아로부터 메시지」(22일 방송).
뇌파실험 등을 통해 태교를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산모의 안이한 의식과 병원의 상업성이 빚어낸 무분별한 제왕절개의 문제점을 제기한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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