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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돌연변이의 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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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돌연변이의 세기

입력
2000.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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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생물중에 어떤 것들에서 돌연변이가 나타나는데, 이런 것들이 우연하게도 자연환경에 잘 적응한다. 자연은 생존에 보다 적절하게 된 이 돌연변이종을 선택하고 나머지들을 도태시킨다. 이같은 변이가 자손들에게 계승돼 생물의 형태가 서서히 변하면서 새로운 종의 기원이 된다』 (다윈의 「종의 기원」에서)■미 워싱턴포스트지는 지난 연말 특집기사에서 『시장이 괴상해지고 있다』고 했다. 200년 역사의 뉴욕증권거래소가 나스닥시장의 발밑에 깔린 것 등을 두고 하는 말이다. 불가사의한 경제현상들이 지난해 세계 도처에서 일어났다. 국내에서도 공짜 전화통화시대가 열렸다거나, 밀레니엄 호황을 기대했던 연말연시 카드·연하장 시장이 인터넷 카드등의 사용으로 쑥밭이 된 것등은 극히 단편적인 사례들이다.

■확실히 변종(變種)의 세기다. 앞날에 거는 희망 만큼이나 불안이 커지는 세기다. 지식경제로 포장된 디지털 기술문명이 세상을 괴물처럼 뒤바꾸는 것은 아닌지, 기존의 이론이 통하지 않는 해괴한 신경제 전쟁에서 「나와 우리」는 실종되는 것이 아닌지…. 이제껏 우리가 본 「괴상한 시장」은 다가올 거대한 변혁의 손톱 끝에 불과할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두려움마저 든다. 하지만, 인류와 자연은 흔히 간과하기 쉬운 위대한 「힘」을 갖고 있다.

■신년 첫날 TV에 방영된 뤽 베송 감독의 미래공상영화 「제5원소」가 감동적이었다. 지구의 혜성충돌 위기를 다룬 소재는 이미 진부한 것이었으나 그 메시지는 가슴 뭉클했다. 어떤 악(惡)의 과학기술도 제5원소, 즉 인간이 태초부터 지닌 사랑의 힘 앞에서는 무력하다는 영원한 진리다. 돌연변이에 의해 전통의 삶이 도태되는 것을 목격하기에는 한 인간의 생이 너무 짧다. 또 차가운 과학기술이 세상을 냉각시킬 위기마다 사랑과 정의, 휴머니즘이 뜨겁게 살아 움직였다는 가까운 인류의 역사에서 우리는 안도하게 된다.

/송태권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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