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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대통령 2000 신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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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대통령 2000 신년사

입력
2000.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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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대통령의 신년사는 올 한해의 국정 청사진이라기 보다는 그 다음을 내다보는 긴 안목의 국정과제 설정이라고 할 수 있다.신년사는 각 분야에 걸쳐 상세하게 정책방향을 제시했는데,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정보화 사회, 이른바 「디지털 세상」에서 일류국가로 부상하기 위해 정부가 어떤 지향점을 갖고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를 구체적으로 밝혔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인터넷을 통한 전자민주주의 실현 및 지식정보 10대 강국 실현 등을 목표로 삼은 것이나, 정보화 사회 조기진입을 위한 각종 인프라 구축계획을 밝힌 것 등이 그것이다.

신년사의 내용이 미래지향적이라는 평가를 들을 만하다. 특히 교육부장관을 부총리급으로 격상, 교육·훈련 및 문화·관광, 과학, 정보통신에 관한 국가의 인력개발 정책을 총괄하도록 한 데 대해 신선한 발상이라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

김대통령은 경제분야와 관련, 재정경제부장관의 부총리급 승격방침을 밝혔는데 경제부처간 갈등과 이견을 신속히 조정, 경제정책을 유기적으로 이끌어 나가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으나, 과거의 재경원처럼 견제없는 무소불위의 행정력에 의해 경제정책이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또한 지적하고자 한다.

IMF 환란의 원인중 하나가 재경원의 독불장군격 정책판단 때문이라는 얘기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50만호 건설 등 주택건설 확대방침은 중산층 이하 서민의 내집마련 차원에서 그 취지가 이해되고, 건설경기 활성화 측면도 기대되지만 이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추진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없는 것 또한 아니다.

김대통령이 국민을 상대로 한 신년사에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며 여권 신당의 지지를 우회적으로 호소한 것은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이 있다. 혹시 이런 일 때문에 김대통령이 야당으로부터 당적이탈을 요구받고 있는 것은 아닐는지 청와대는 신중하게 생각해 볼 일이다.

이밖에도 신년사 내용이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정책 일변도라며 순수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고, 추가적인 재원 마련으로 국가 빚이 더 늘어나지 않을까 하고 우려하는 사람도 있다.

정부는 이런 비판과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신년사에서 제시된 각종 정책이 국민의 기대와 관심 속에 효과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실천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사람들이 늘 얘기하는 「백마디 말보다 한번의 실천이 중요하다」는 말은 진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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