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부터 하와이 호놀롤루에서 열리는 소니오픈에 출전, 미국무대를 배경으로 새 천년을 새롭게 열겠습니다』2000년을 맞이한 프로골퍼 최경주(30·슈페리어)의 각오는 남다르다. 지난해 12월17일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에 캠프를 차린지 벌써 보름여. 문화와 언어 모든 게 낯설고 어색하지만 오로지 연습에만 몰두하며 새 천년을 맞았다.
아침 6시에 일어나 밤 10시에 잠들기까지 그가 잡는 것은 칫솔과 포크, 그리고 손에 익은 골프채뿐. 골프입문 13년째인 올해, 그토록 기다려온 미프로골프(PGA)투어 무대에 첫 발을 내딛기 때문이다.
지난해 최경주는 한국프로골프의 신기원을 세웠다. 박세리 김미현 펄신 박지은 등 한국낭자들의 승전보속에 속앓이를 해야 했던 남자골프계에 가슴 시원한 소식을 전한 것.
두 차례 도전끝에 11월 한국남자로는 처음으로 그 어렵다던 PGA투어 최종예선전을 35위로 통과, 올해 22개 대회 출전자격을 얻었다. 한국오픈, 한국PGA컵골프대회, 일본기린오픈, 우베코산오픈 등 지난해에만 4승(통산 9승)을 챙긴 한국남자골프의 간판스타치고는 때늦은 출발이었다.
하늘과 바다뿐이었던 전남 완도 출신의 「섬사나이」에게 이제 더욱 광활한 세계무대가 눈앞에 펼쳐졌다. 타이거 우즈, 데이비드 듀발 등 쟁쟁한 슈퍼스타들과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나 어떤 성적을 낼지 아무도 모른다.
최경주는 『오전에는 스트레칭과 웨이트트레이닝, 오후에는 잭슨빌 인근 골프장에서 수천타씩의 퍼팅연습으로 대비하고 있다』며 『다행히 미국그린의 특성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6월 귀국전에 좋은 소식을 고국팬들에게 전하고 싶다는 그의 바람이 대문짝만한 신문지면을 통해 이뤄지기를 기대해본다.
"그린 적응이 승부관건"
우찬명 경인여대교수(골프전공)
체력 정신력 기술력 등 모든 면에서 나무랄 데가 없는 선수다. 허리에서 허벅지 종아리에 이르는 하체가 발달했다. 경기에 임하는 집중력과, 불안감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도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승부사다. 미 프로골퍼에 비해 손색이 없다.
다만 오랜 라운딩을 견딜 수 있는 심폐지구력을 키우고 100㎙이내 어프로치샷의 정확도를 가다듬어야 할 것으로 본다. 승패를 가를 미국그린 적응력을 빨리 익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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