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월1일 0시0분1초. 경기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한림대 성심병원에서 의료진과 가족들의 환호성 속에 새 천년 첫 「즈믄둥이」의 우렁찬 울음소리가 터져나왔다.주인공은 ㈜건영 전산실에 근무하는 이용규(李鎔珪·34·경기 안양시 관양동)-김영주(金英珠·26·여)씨 부부의 둘째 아들. 『무사히 세상에 나온 것만도 감사할 일인데 「즈믄둥이」로 태어나 너무 기쁩니다. 하느님의 선물이라 생각합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이씨 부부는 즈믄둥이를 별로 기대하지 않았기에 기쁨은 더욱 컸다. 『출산예정일이 12월30일이었습니다. 그날은 전혀 산통이 없다가 31일 오후 4시께 진통이 와 병원을 찾았죠』 8시간여의 산고 끝에 3.06㎏의 건강한 즈믄둥이를 순산한 부인 김씨는 『아이가 착하고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다』며 남편의 손을 꼭 잡았다.
새천년준비위원회(위원장 이어령·李御寧)는 이씨 부부의 아기를 「즈믄둥이」로 공식 인정하고 「바위」라는 애칭을 대통령 명의로 선물했다. 인터넷 업체 두루넷은 즈믄둥이에게 대학졸업때까지의 학자금 전액을 대기로 약속했고 병원측도 2돈짜리 금반지와 아기옷 전달에 이어 산모 퇴원 때까지의 병원비 전액을 부담키로 하는등 각지에서 축하 선물이 답지했다.
한편 각 병원들이 너도나도 자기 병원에서 즈믄둥이가 탄생했다고 주장, 눈길을 끌었다. 삼성제일병원과 여의도 성모병원은 각각 0시0분1초에 남아와 여아 1명씩과 여아 1명이 탄생했다고 발표했으며, 강남 차병원도 0시0분0초에 건강한 여아가 태어났다며 즈믄둥이라고 주장했다. 경남 마산 파티마병원, 마산 순안병원 등 지방에서도 0시를 기해 즈믄둥이가 탄생했다며 자축했다.
새천년준비위원회측은 이에 대해 『인터넷으로 출산과정이 생중계된 병원중 자연분만으로 태어나 최초로 건강한 울음을 터트린 아기를 「즈믄둥이」로 선정했다』며 이씨부부 아기를 즈믄둥이로 선정한 경위를 설명했다.
정녹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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