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새천년을 맞아 본격적인 주가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일부 은행장들은 새해 경영계획에서 「목표 주가」를 공식적으로 선언했고 거의 모든 은행들이 경영전략 1순위로 「주주가치 극대화」를 꼽고 나섰다.2일 금융계에 따르면 각 은행들은 새해 경영목표를 통해 흑자경영을 자신하며 주가를 99년말보다 최소 2-3배 끌어올린다는 전략을 밝혔다.
지난해말 3만6,000원의 주가로 은행주의 자존심을 지킨 주택은행은 올 연말 주가목표를 최소 5만원에서 최대 6만원으로 잡았다. 주가만을 놓고 볼 때 최고 행장으로 꼽히는 김정태(金正泰)행장은 최근 모든 의사결정의 기준을 주주의 미래가치 극대화에 두고 주식투자자에 대한 적극적인 IR(기업설명회)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 액면가(5,000원)에도 못미치는 주가때문에 해외주식예탁증서(DR) 발행을 연기해야 했던 외환은행은 올해 주가를 3배 이상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외환은행은 지난해 국내은행 최초로 IR팀장에 외국인인 피터 손 고문을 영입한 것을 토대로 올 초 DR를 재발행하고 본격적으로 주가관리에 나서 주가를 최소 1만5,000원대에 안착시킨다는 목표다.
지난해 폐장가가 1만7,000원대였던 국민은행은 올해 7,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이 난다는 전제 아래 주가 3만~4만원을 자신했으며 신한은행(99년 폐장가 1만2,300원)은 대우 여신이 가장 적은 우량은행의 이점을 살려 주가가 최대 3만원까지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신한·하나은행 등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에 자신있는 우량은행들은 자사주펀드를 만들어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을 적극 검토중이다.
이밖에 엄청난 대우 여신과 합병 여파 등으로 지난해 주가관리에 실패했던 한빛은행과 조흥은행 등도 올해는 부실을 최대한 털어버린 만큼 주가가 2~3배 이상 뛸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장은 『대대적인 2차 금융구조조정이 예고된 상황에서 「주가」는 은행의 생존여부를 판가름하는 주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며 『더구나 「주가=행장 능력」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만큼 은행장의 직책을 내건 주가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각 은행 주가 및 새해 주가목표
은행 98년 폐장가(원) 99년 폐장가(원) 2000년 목표
국민 9,810 17,800 3만~4만원
신한 9,200 12,300 2만~3만원
외환 6,350 4,350 1만5,000원
조흥 1,200 3,700 1만5,000원
주택 14,900 36,000 5만~6만원
하나 13,300 8,850 2만원
한미 10,150 8,600 2만~2만5,000원
한빛 7,590 3,840 1만2,000원
* 한빛은행 98년폐장가는 99년1월11일 주가
이영태기자
yt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