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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을 연 '1호' 행운의 주인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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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을 연 '1호' 행운의 주인공들

입력
2000.0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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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경주로 향하지만 2001년 첫 날에는 첫 통일열차를 몰고 평양으로 향할 수 있으면…』. 2000년 1월1일 0시를 알리는 축포소리와 함께 서울역을 출발한 철도청 소속 3625호 무궁화 해돋이관광 임시열차 기관사 김창진(36)씨의 희망이다.새 천년 첫 날. 「처음」이라는 뜻하지 않은 행운을 잡은 사람들의 소망은 한결같이 가족사랑과 평화, 통일 그리고 밝은 미래였다.

『새 천년을 고국에서 가족들과 함께 맞고 싶었습니다』. 새 천년 첫 입국자는 미국 LA에 사는 재미교포 김재인(41·건축업)씨. 아시아나항공 203편을 타고 입국, 오전 6시10분에 입국심사대를 통과한 김씨는 곧 가족이 사는 전남 여수시로 향했다.

첫 출국자는 필리핀으로 장인장모를 뵈러 떠난 30대 가장. 오전 9시5분 필리핀 마닐라행 대한항공 621편 승객 진충성(37·농업)씨는 필리핀인 부인 브리기다 프레시마(28·여)씨와 한필(3) 정필(2)군과 함께 오전 7시30분 출국심사대를 통과했다. 진씨는 『새 천년 첫날 외손자들의 재롱을 보여드리고 그동안 못다한 효도를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일 0시0분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는 새 천년 첫 신랑각시가 탄생했다. 고학범(24·컴텍시스템)·최윤영(24·여)씨 부부는 비싼 예물대신 사랑의 정표인 반지만을 교환하고 식장에서 서울 남산초등학교 2학년 김모(8)군과의 결연식을 함께 가져 하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최씨는 『우리의 사랑이 결실을 맺게 된 날이 새 천년 첫 날이란 사실이 너무나 기쁘다』며 『모범적인 부부가 되겠다』고 환하게 웃었다.

우즈베키스탄 공화국에 있는 남편 박병돈(43)씨에게 전화를 한 이복자(31·충남 연기군)씨는 첫 국제통화의 주인공. 이씨는 섬유공장 설립을 위해 현지에 머물고 있는 남편에게 『몸 건강하세요』라며 정이 듬뿍 담긴 새천년 인사를 전했다.

이외에도 서울 종로 피카디리극장에선 1일 0시0분 「박하사탕」(감독 이창동)이 첫 영화로 개봉됐고, 지난해 9월5일 발사된 무궁화3호 위성이 첫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다. 한편 2일 아침부터 열람자가 몰린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립중앙도서관은 미처 첫 「모범생」을 찾지 못해 아쉬워하기도 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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