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방송의 성공적 디지털화는 곧 그 자체가 21세기의 기업과 국가의 생존능력을 결정짓는 핵심적 요소다』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김영석교수의 말이다.각 방송사는 지난 해 6월 KBS를 시작으로 디지털 실험방송에 들어갔다. 정부는 2000년 시험방송을 실시하고 2001년 서울, 2002년 수도권, 2003년 광역시, 2004년 도청 소재지, 2005년 시군 지역에 단계적으로 본방송을 한다는 계획이다. 2009년까지 디지털과 기존 아날로그방식을 병행하되 2010년부터는 국내 디지털 TV수상기 보급상황을 고려해 완전 디지털화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디지털방송은 탁월한 신호재생 능력에 따른 화면의 고품질화 영상·음성·문자 등 다양한 정보 일괄처리에 따른 방송의 멀티미디어화 가용채널 증대를 통한 방송의 다매체화 채널의 유기적 활용과 다차원적 방송서비스 쌍방향 방송 등을 가능케 한다. 이 때문에 미국 영국 일본 등이 앞다투어 개시했다. 하지만 시청자의 생활과 방송환경을 전면적으로 변화시킬 디지털방송이 정부의 일정대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해결할 과제가 적지 않다.
일단 막대한 재원의 마련이다. 디지털방송을 하기 위해서는 제작기에서부터 송신기에 이르까지 모든 기기와 기술을 디지털로 전환해야 한다. 디지털화를 위한 예상경비는 KBS 1조 3,000억원, MBC 4,000억원, SBS 2,000억원 등 1조9,000억원. 방송관계자들은 『정부 지원이나 가전사의 도움 없이는 정부의 일정대로 디지털방송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세계 각국이 정부차원에서 디지털방송에 총력을 기울이는 만큼 우리 정부도 다각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하나 해결해야 할 문제가 디지털 TV수상기 보급. 현재 디지털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텔레비전의 가격은 400만~1,000만원.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같은 고가의 텔레비전을 살 것인지도 의문이다. 물론 가전사의 기술개발과 원가절감을 통해 저렴한 디지털 텔레비전이 나올 것이라는 낙관론이 있지만 내년부터 실시되는 본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산업대 매체공학과 김광호교수는 『디지털로 나가는 것은 세계 방송의 대세다. 하지만 세계 각국의 디지털방식 표준화도 정해지지 않았고 방송사의 재원 마련도 힘든 상황에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철저한 준비를 해야만 디지털 방송이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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