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구랍 31일 사임을 전격 발표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를 대통령 직무대행으로 임명했다.옐친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현지시간) 국영 ORT TV에 창백하고 근엄한 표정으로 나와 건강에 대한 고려와 함께 후진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금세기 마지막 날인 오늘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나는 떠난다…할 수 있는 것을 다 했다』면서 『러시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데 대해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6월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를 3월 27일로 앞당겨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헌법은 대통령 사임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선거를 치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옐친 대통령이 전격 사임함에 따라 푸틴 직무대행은 대통령 선거일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된다. 옐친 대통령은 푸틴 직무대행에게 핵무기를 작동시킬 때 사용되는 핵가방을 넘겼다.
옐친 대통령의 조기 사임 결정은 옐친 진영이 최근의 총선 승리 기세를 타고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현지 정치 분석가들은 옐친 대통령의 조기 사임이 러시아에 또 다른 정치위기를 불러 올 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한편 옐친대통령의 사임을 발표한 직후 주가가 급등했다. /모스크바=연합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