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차모집과 마찬가지로 정시모집에서도 수험생들의 대학선택 기준은 취업전망이었다. 따라서 법·의대 등 전통적인 인기학과와 교대의 경쟁률이 매우 높았다.특차에 비해 정시모집은 수험생들에겐 「마지막 배」일 수밖에 없어 중하위권 학생들은 하향안정지원과 함께 치열한 막판 눈치작전을 펼치기도 했다. 특히 인문계의 경우 내년부터 주요대학을 포함한 73개대학에서 제2외국어를 필수로 채택하는 것이 수험생들의 재수 기피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일부 상위권 학생은 소신지원 경향을 보였다. 이번 입시에선 수능과 내신의 변별력이 약해져 논술과 면접의 비중이 커졌기 때문. 주요대 상위권 학과간 커트라인이 예년만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논술로 점수를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수험생들이 「기왕이면 높은 과를 지원한다」는 모습이었다
. 또 나군의 서울대를 목표로 하고 있는 수험생들이 대부분 가군인 연·고대 상위권 대학에 복수지원하고 있어 이들 대학 합격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 법대(9.23대 1) 의예(4.7대 1) 및 경영학과와 법대를 포함하는 연세대 사회계열(3.29대 1) 등의 지원율이 높게 나타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군(群)별로 보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주요대학(서울대 나군, 연·고대 가군)들이 몰려있는 가·나 군의 대학들의 고전을 면치 못한 반면 다·라군의 대학들은 「지원특수」를 누렸다. 특히 다군에선 아주대가 큰 성공을 거둔 모습. 경쟁대학이 상대적으로 적어 의예과의 경우 오후3시 현재(이하 3시 기준) 24명 모집에 781명이 지원하는 대성황을 누렸다. 다·라 군에서 분할모집을 하는 경희대도 8.72대 1의 높은 지원율을 보였고 연극영화과의 경우 38.2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라군의 동국대도 전체모집인원 1,584명에 6,752명이 몰려 4.26대 1이라는 성공적인 경쟁률을 나타냈다. 또 연·고대를 피해 나군에서 모집하는 서강대도 3.97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대성학원 이영덕(李永德) 평가실장은 『가·라 군의 상위권대학을 지원하는 학생들도 대부분 다·라 군에 있는 서울, 수도권 대학에 원서를 접수해 지원율이 폭등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허수경쟁률의 성격이 높아 합격선에는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예상했다.
이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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