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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선희의 숨은 비디오]

입력
1999.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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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젊은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중년 여성의 농익은 사랑, 욕구 불만의 사랑도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부인으로 유명한 케이트 캡쇼는 남편의 스케일 지향과는 달리 중년 여성의 심리를 묘사하는 작은 영화들에 출연하고 있다. 진가신 감독의 「러브 레터」에서 편지 한 통에 설레는 중년 여성을 밝게 연기했었는데, 존 패트릭 켈리의 「로커스트(The Locusts)」(연불·콜럼비아)에서는 어둡고 충격적인 가족사의 비극으로 인한 중년 여성의 끈적한 몸부림을 잘 표현하고 있다.60년대 미국 남부에서 대규모 가축 농장을 경영하며 젊은 목부들을 성노리개로 삼았던 과부의 심정을 매미의 생태에 비유하고 있다. 섹시한 금발 미녀 배우로 데뷔했던 제시카 랭은 못생긴 외모 때문에 그늘에서 한을 품고 살아야하는 중년 여성으로 분했다. 발자크의 소설이 원작인 드 멕너프 감독의 「베티(Cousin Bette)」(연불·폭스). 아름다운 사촌에게 사랑하는 남자를 뺏기고 그녀의 시중이나 들며 살았던 베티는 이제 질녀에게 젊은 연인을 빼앗긴다.

그녀의 치밀하고 냉혹한 복수극은 엘리자베스 수와 같은 이름 있는 연기자를 주눅들게 할 정도다.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조슬린 무어하우스의 「1000에이커(A Thousand Acres)」(고가·폭스)는 근친상간이라는 껄끄러운 소재를 세 연기파 여배우(제시카 랭, 미셀 파이퍼, 제니퍼 제이슨 리)를 통해 감동적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고개 숙인 중년 남자의 심정은 로빈 윌리암스가 잘 전달하고 있다. 필더 쿡 감독의 「씨즈 더 데이(Seize the Day)」(15세·DMV)에서 그는 나이 40에 10년을 일한 직장에서 해고당했고, 별거 중인 아내로부터의 양육비 독촉, 동거중인 애인의 결혼 독촉, 돈 많은 의사 아버지의 멸시에 시달린다. 사방에서 쪼아대는 현실로부터 탈출하여 야생 상태의 실존에 대면해보자.

여성 감독 라빈 쿠리에가 7년 준비와 3년 촬영 끝에 발표한 「사막 위의 열정(A Passion in the Desert)」(중가·우일)은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기를 배경으로 한 발자크의 소설을 영화화한 것. 사막에 홀로 남겨진 젊은 군인(벤 다니엘스)이 표범과 먹이거리를 놓고 다투다 공존, 사랑, 의심, 질투, 죽음에 이르기까지를 치열하게 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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