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할 수 없다. 한국 남자배구가 지난달 월드컵에 이어 시드니올림픽 아시아예선(27-29일)서도 중국, 일본을 완파하고 5회 연속 올림픽 출전의 위업을 달성해 아시아 맹주의 위치를 다졌지만 세계무대로 도약하기에는 숱한 난제가 도사리고 있다. 거포부재, 취약한 센터진 보강 등등.일단 올림픽 출전티켓을 따는데 성공해 절반의 성공은 거뒀다. 세터 최태웅(185㎝)과 레프트 이경수(2㎙·한양대)를 발굴했고 그물수비와 탄탄한 조직력으로 라이벌들을 압도한 것. 라이벌 중국 일본의 전력이 하향평준화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전통적으로 센터진이 강한 중국은 최근 우수한 세터발굴에 실패해 특유의 강점을 살리지 못했고 조직력이 주무기인 일본은 변형된 시간차공격과 백어택 등 설익은 고난도기술을 구사하다 짜임새가 떨어졌다.
반면 한국은 평균 연령 24세로 중국, 일본보다 3-4세나 젊은 팀을 구성해 과거와는 달라진 완벽한 조직배구를 구사했다. 세계 최고의 리베로 이호(180㎝·상무)의 그물수비를 바탕으로 김세진(2㎙) 신진식(188㎝·이상 삼성화재) 이경수의 삼각포, 신장은 크지 않지만 스피드를 갖춘 후인정(198㎝) 방신봉(2㎙·이상 현대자동차) 신정섭(2㎙·삼성화재)의 속공이 재미를 봤다.
이들 멤버로 99월드컵서도 세계정상급인 러시아 미국을 제압해 가능성도 비췄다. 여기에는 국제배구연맹(FIVB)이 도입한 랠리포인트와 리베로제도가 큰 도움이 됐다. 신장과 체력이 열세인 아시아권 팀에 크게 유리한 때문.
신치용감독은 올림픽티켓을 따낸뒤 『2000년 시드니올림픽서 사상 처음 동메달을 따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센터진의 보강이 시급하고 주공격수들의 신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털어놨다.
지난 5-6년간 대표팀 주포로 활약한 김세진과 신진식이 하향세를 보일 것이 분명해 앞날이 밝지만은 않다. 스카우트 파문을 비롯해 끊이지 않는 집안 싸움으로 인기기반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최고의 지도자로 꼽히는 신치용감독이 이같은 묘수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하다.
장래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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