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에 꼼짝없이 누운 천재 법의학 전문형사, 그리고 명석하지만 신참에 불과한 여성 순찰경관. 두 사람이 과연 지능적인 연쇄살인범을 잡아낼 수 있을까. 독특한 남녀 짝패(버디)가 연쇄살인범을 추적하는 「본 콜렉터(Bone Collector)」는 촉각을 자극하는 공포와 두뇌 게임이 배합된 스릴러.임무 수행중 부상을 입어 손가락 하나를 빼고는 사지를 움직이지 못하는 링컨 라임(덴젤 워싱턴). 지력만은 여전해 그는 「용도폐기」되는 대신 주요 뉴욕경찰을 혼비백산케 하는 연쇄살인사건의 브레인으로 선택된다. 그가 선택한 「수족」은 순찰 여경찰에 불과하지만 뛰어난 감각으로 첫 살인사건의 현장을 완벽하게 보존한 도나위(안젤리나 졸리).
그들이 풀어야 할 숙제는 이런 것이다. 사지가 절단된 채 손가락 하나만 지상에 올려진 채 흙 속에 파묻힌 금융계의 거부. 현장에는 뼛가루와 찢겨진 신문 조각과 오래된 종이 그리고 볼트 하나가 수수께끼처럼 남겨져 있다.
신문의 날짜는 다음 범행 시간의 예고이고, 범행 장소는 오래된 볼트 생산연도인 1900년대 초에 지어진 건물의 지하 기관실. 경찰은 현장에 도착하나 벽 저쪽에서 엄청난 열의 증기에 익어가는 여자의 비명 소리를 들어야 했다. 살인범은 이런 식으로 계속 단서를 흘리지만 두사람의 짝은 언제나 한발 늦는다.
영화는 잇달아 훼손된 신체를 보여주거나 그것을 상상하게 만듦으로써 비위를 자극하는 육감적 방법을 택했다. 증기로 익어버린 시체의 손목을 자르라고 지시하는 링컨의 차분하고도 냉정한 목소리, 피를 철철 흘리는 피해자를 향해 달려드는 들쥐떼를 동원함으로써 슬래셔(Slasher) 무비를 통해 얻는 일종의 가학적 불쾌감과 쾌감까지 동시에 전달한다.
호러소설을 흉내낸 살인은 「카피 캣」을, 예고 살인을 논리적으로 추격하는 부분은 「쎄븐」을 모방했으며 스토리도 중층구조가 아닌 단선적이다. 그러나 깔끔한 연출과 육감을 자극하는 스릴러적 면모만은 독특하다. 이제는 노회한 수준에 접어든 덴젤 워싱턴과 신예 안젤리나 졸리의 호흡도 좋다. 감독은 「슬리버」 「패트리어트 게임」을 만든 필립 노이스.
1월1일 개봉. 오락성★★★★ 예술성★★★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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