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이 갖추어야 할 기본은 뭘까. 예리한 선구안과 배트스피드, 근력의 삼박자에 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의외로 홈런왕은 그 해답을 주로 근력에서 찾고 있다.미 메이저리그 홈런왕 마크 맥과이어는 근력운동의 신봉자. 비시즌기에는 내내 웨이트 트레이닝에 열중한다. 1주일에 6일간 이두·삼두근 전완(팔뚝근) 등 근력운동에 치중한다. 빅맥은 체계적 근력프로그램에 따라 덤벨, 프레스다운, 해머체스터 등 10여개의 근력기구로 8~25회정도 매일 반복한다.
야구선수들 대부분은 근육이 뻣뻣해진다해서 시즌중 근력운동을 자제하지만 빅맥은 『지난 몇년간 내경험은 달랐다』며 근력운동을 고집했다. 실제로 맥과이어는 후반기 이후 오히려 홈런에 불이 붙는 괴력을 자랑하는데 바로 몸이 피로해지기 쉬운 달리기 수영 등 유산소운동 대신 근력운동에 매달린 결과였다.
올해 54호 홈런신기록을 수립한 이승엽도 근력의 중요성을 느끼기는 마찬가지. 지난 시즌 우즈(두산)와의 홈런레이스에서 후반기 페이스를 잃었던 경험이 있는 이승엽은 동계훈련때 상당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힘을 길렀다.
삼성의 동계프로그램에는 웨이트트레이닝이 한시간밖에 잡혀 있지 않지만 그는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체력과 근력에 문제가 있었다는 판단때문. 실제로 그는 『올해 홈런비결은 무엇보다 힘에 있었다』며 『지난시즌 까지만 해도 펜스에서 걸렸을 공이 올해는 힘이 있어서인지 펜스를 훌쩍 넘어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후반기 페이스가 뚝 떨어지는 현상을 보였다. 상당부분 홈런신기록때문에 심리적 스트레스가 작용했지만 역시 후반기 체력저하가 큰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승엽의 내년 홈런목표는 「40개이상」. 올해 홈런레이스로 초점이 자신에게만 쏠리는 등 팀에 여러 문제에 있었다고 판단한 그는 아예 홈런목표를 낮춰잡고 팀 플레이에 치중한다는 결심을 하고 있다.
문제는 그가 자율훈련기간인 12월 각종 시상식 등으로 끌려다니며 거의 훈련을 하지 못했다는 점. 다만 짬짬히 서초동 삼성스포츠센터에서 체력훈련을 했지만 지난해에 비해 확실히 많이 풀어져 있다.
그는 내년초 동계훈련을 위해 『마음을 다잡는다』며 이번주 심신수양차 강원도로 떠났다. 동계훈련에서 얼마나 근력등 기초체력을 강화하느냐 여부가 내년시즌 홈런수를 좌우할 것 같다.
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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